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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외국자본, 중국 투자 감소세…내수 서비스 부문에는 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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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외국자본, 중국 투자 감소세…내수 서비스 부문에는 돈 몰려

최근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겪으면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미국으로 몰리고 중국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겪으면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미국으로 몰리고 중국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중국은 그동안 미국을 제외하고는 최고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기록을 보였다. 일부 기간 동안에는 미국을 제치고 상당 기간 세계 최고의 FDI 유입국이었다. 지난 2010년 이후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FDI 투자처였다.

바이든 이후에 미중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투자를 확대하고 온쇼어링을 강조하면서 2021년과 2022년의 경우 미국이 FDI 규모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중기술 경쟁이 첨예화되고 중국이 코로나 봉쇄정책을 올해에 이어 내년 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이자 FDI 투자 유입이 줄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시장의 규모에서나 생산에 필요한 각종 요소를 조달하는 데 있어 중국처럼 효율적인 곳은 아직 없다. 대안으로 부상하는 아세안과 인도 등으로 FDI가 중국 대체지가 되고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중국이 갖는 인력, 생산 인프라, 시장 규모, 자원 조달에 있어 중국과 경쟁하기에 부족하다.

이런 이유로 중국에 대한 올해 FDI의 축소를 두고 일시적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이후 계속될 것이라는 해석을 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정확한 답은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중국에 대한 FDI 축소 예측을 하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미중 갈등의 증폭과 중국 코로나 봉쇄정책, 시진핑 3기 시대 이후 펼쳐질 공산당 권위주의 지배 등 기업하기에 불편한 점 때문에 최근 감소세는 향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이제부터 FDI가 늘어나기는 어렵고 점차 시차를 두고 줄어들 것이라는 것은 타당성이 있다.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인도나 아세안 국가들이 시간은 들겠지만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이 핵심 기술 산업의 경우 미국에서 대중국 진출을 곱게 보지 않고 법으로 규제까지 하고 있어 다시 중국으로 진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변화의 추세를 숫자로 보면 좀 더 이해가 쉽다.
중국에 대한 FDI 신고는 2022년 최저치였다. 직접 중국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는 투자인 그린필드 프로젝트 수는 2022년 상반기 크게 줄었다.

지정학적 긴장, 가혹한 코로나 봉쇄정책, 내수주도 경제로의 전환 등 기업환경이 변하자 2022년 상반기 FDI는 62억 달러 110개 프로젝트에 그쳤다. 이는 2010년 전반에 걸쳐 상반기에 평균 474개 353억 달러였을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줄어든 것이다.

중국에 대한 FDI 유입 규모는 2018년 2353억 달러, 2019년 1871억 달러, 2020년 1731억 달러였다. 2021년에는 약 1345억 달러였다.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1384억 달러를 보이고 있다. 늘어난 부분은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 부문이었다.

경쟁국인 미국을 보면 2018년 2164억 달러, 2019년 2567억 달러, 2020년 1091억 달러, 2021년 4052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가 극성을 보였던 2020년을 제외하면 2000억 달러를 넘었고 특히, 2021년에는 중국의 3배 규모가 유입되었다.

다만 우리가 주목할 다른 수치도 있다. 서비스 부문이다. 제조업 부문 FDI 규모는 확실히 줄고 있지만 서비스 부문은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내수위주 소비정책으로 전환하는데 글로벌 기업들이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 투자는 2022년 9월까지 총 20.2% 늘었다.

중국은 FDI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혁신 기술이 들어오고 투자를 통한 좋은 일자리가 늘기 때문이다. 이에 FDI 유입의 감소에 긴장하고 2022년 9월부터 중국국가발전개혁위 차원에서 제조업 보다는 서비스와 재생 에너지 분야 투자 유치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외국기업 시장 접근 기회 제한 완화, 공정한 기회 제공 등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중국의 이런 노력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S&P 글로벌시장인텔리전스 APEC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라지브 비스와스는 재펜타임즈 인터뷰에서 “글로벌 공급망 다양화, 프렌드쇼어링ㆍ니어쇼어링ㆍ온쇼어링 등이 확산되고 있어 중국이 시장친화적 정책을 구사하고 미중갈등 완화가 전개되지 않을 경우 향후 5~10년 사이에 중국으로 유입되는 FDI가 추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한다.

주중 미상의회장인 마이클 하트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신규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 FDI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7월 사이 중국에 진출한 헤지펀드가 지난 15년 만에 사상 최대 규모로 유출되었다.

중국은 2022년 3.3%, 2024년 4.5% 경제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반면, 인도와 아세안은 8%, 5%대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FDI가 어느 곳을 더 주목할지에 대한 암시를 보여준다. 실제 2022년 인도와 싱가포르의 경우 FDI 프로젝트가 중국을 추월했다. 미국의 첨단기술 중국 투자 반대 및 입법 규제로 FDI가 중국에서 인도와 싱가포르로 일부 이동한 것이다. 동남아의 경우 FDI가 2020년 대비 2021년에 42% 증가한 17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중 유럽상의에서도 지난 10년 사이 중국이 EU 전체 FDI의 88%를 차지했지만 이제 중국이 제일의 투자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

중국의 차기 지도부 상당수가 기술관료로 충원되고 혁신을 강조하는 분위기인데다 내년에는 경제봉쇄도 부분적으로 해제할 것이라는 중국 내부 소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이고 점차 우리와 제조업에서 경쟁이 커가고 있다. 중국이 과연 미국과 서방의 경제안보 우려를 불식하고 신규 FDI 투자를 더 늘려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