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가 미국에서 최초로 환경 보호를 이유로 암호화폐 채굴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가상화폐 채굴에는 엄청난 전력이 소모돤다는 이유로 그동안 환경보호단체들이 채굴금지를 주창해왔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2년간 암호화폐 채굴을 제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곧바로 시행되는 이 법은 화석연료 발전을 이용한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한다. 수력발전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는 채굴이 가능하도록 한다.
뉴욕증시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FTX는 미국 델라웨어주 파산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현금 잔고가 총 12억4000만 달러 규모라고 밝혔다. 이는 이 업체가 무담보 채권자 상위 50명에게 갚아야 할 부채 규모(약 31억 달러)보다도 태부족한 액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미 FTX에 대한 위법 행위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도 고스란히 영향을 받고 있다. 사태 직후 1주일간 국내 5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거래량은 사태 이전보다 5분의 1로 감소했다.
투자자들의 우려처럼 국내 거래소도 파산이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같은 극단적인 위기에 몰릴 수 있을까. 우선 국내 5위 거래소인 고팍스가 일시 위기에 처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고팍스 측은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의 고정형 상품 출금(지급)이 지연될 예정”이라며 “고객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제네시스, 디지털커런시그룹(DCG)과 소통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파이는 고팍스 고객이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일정 기간 맡기면 이에 대해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고팍스는 그간 이렇게 고객들이 맡긴 가상자산을 미국의 암호화폐 중개 업체 제네시스를 통해 운용해왔다. DCG는 미국의 암호화폐 전문 벤처캐피탈로 제네시스의 모회사다.
그런데 FTX 사태 여파로 연쇄 뱅크런 등을 우려한 제네시스가 신규 대출·환매를 중단하면서 고파이의 고객 자산도 묶였다. 24일이 고파이 고정형 상품의 원리금 지급 만기일이었는데 고팍스 측이 결국 지급하지 못해 이를 공지한 것이다. 언제든 가상자산을 입출금할 수 있는 자유형 상품 출금도 이미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고팍스는 고파이를 6주 안에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다른 글로벌 블록체인 업체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주말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위믹스(WEMIX)의 거래지원 종료가 결정됐다고 공지했다. 이는 업비트와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 등 국내 주요 5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업비트 외 닥사 내 다른 거래소에도 적용된다. 위믹스에 대한 에어드랍, 월렛 업그레이드, 하드포크 등의 서비스도 지원이 종료됐다. 거래지원이 종료되더라도 종료일로부터 30일간 출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닥사는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이유에 대해 "닥사 회원사에 제출한 유통 계획 대비 초과된 유통량이 상당해 중대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점, 닥사의 거래지원 종료 여부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수차례 언론 등을 통해 발표해 혼란을 초래한 점 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유의 종목 지정 기간 동안 닥사에 제출된 자료에 각종 오류가 발견되면서 프로젝트 관리에 관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