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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으로 승부"…현대차·벤츠·BMW, 전기차 할인 경쟁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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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으로 승부"…현대차·벤츠·BMW, 전기차 할인 경쟁 '불참'

전기차 가격 인하에 불을 지핀 테슬라의 로고. 사진=개이득쇼핑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 가격 인하에 불을 지핀 테슬라의 로고. 사진=개이득쇼핑
전기 차 시장에 가격 인하 치킨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의 대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최근 테슬라가 단행한 모델 3과 모델 Y 가격 인하를 전기차 '치킨 게임'의 시작으로 간주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 두 모델에 대해 각각 수 천 달러씩 가격을 인하했다.

또 포드 역시 무스탕 Mach-E의 가격을 평균 약 4500달러 낮추었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시장의 이 같은 대응과는 별도로 현대차는 제품 성능의 차별화를 내세워 현재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사기에 앞서 가격의 변화와 성능 차이를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게 됐다. 테슬라와 포드 뿐 아니라 여러 전기차 생산자들이 가격 인하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그러나 현대차를 비롯해 독일의 벤츠와 BMW는 현재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확고한 방침이다.

벤츠의 로버트 모란 홍보 담당자는 “고급스럽고 포괄적인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해 가격 유지 전략을 수정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의견도 비슷했다. 현대차 마일스 존슨 홍보 담당자는 “아직 타사의 가격 변동에 대응할 계획은 없다. 우리 차량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나(Kona), 아이오닉5 및 최근 공개된 아이오닉6를 포함한 현재 우리의 전기차는 매력적인 가격으로 고급 기술과 기능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가격 인하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대차의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6는 지난 1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최대 주행 거리 581㎞를 인정받았다. 아이오닉6는 EPA 테스트에서 1회 충전 최대 주행 거리 581㎞를 기록했다. 이는 테슬라의 모델3 주행 거리(567㎞)보다 14㎞ 더 먼 거리다.

미국의 한 자동차 전문 매체는 “현대차 모델이 테슬라의 주행 거리를 앞지른 것은 매우 인상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6는 전기 소비 효율 면에서도 테슬라의 모델3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최대 자동차 생산 업체는 GM(제너럴 모터스)은 공식적인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GM의 메리 배라 CEO는 “우리는 강력한 제품 성능과 함께 적정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조만간 GM이 전기 차의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 CEO 올리버 블룸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우디, 포르쉐 등을 포함한 그의 브랜드들이 가격을 인하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생산 라인업의 노후와 중국 내 수요 약화 때문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아직 수익성이 없더라도 도로에서 전기차를 출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다른 자동차 회사와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가격을 인하할 수 있지만 높은 생산 비용을 감안할 때 이는 심대한 수익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차별이 전기차 시장의 가격을 흔드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이 법에 적용될 지도 관심이다. 따라서 전기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은 보다 신중히 시장의 추이를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