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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규모 강진' 튀르키예·시리아에 국제사회 지원 약속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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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규모 강진' 튀르키예·시리아에 국제사회 지원 약속 쇄도

갈등 겪던 국가 비롯해 전쟁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도 지원 의사 표명

6일(현지시각) 지진으로 무너진 튀르키예 남동부 디야르바크르의 한 건물에서 사람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6일(현지시각) 지진으로 무너진 튀르키예 남동부 디야르바크르의 한 건물에서 사람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현지시각)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천명대의 사망자가 발생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 약속이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술레이만 소을루 내무장관은 이날 10개 피해 지역에 구조대와 보급 비행기를 급파하는 동시에 최고 단계인 4단계 경보를 발령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 같은 요청에 국제사회는 신속히 응답했다.

백악관은 이날 가장 먼저 성명을 내고 "미국은 오늘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파괴적인 지진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우리는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연방정부에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이들을 돕기 위한 대응책을 모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튀르키예 정부와 협력해 상황을 계속해서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은 피해 지역에 긴급구호팀을 급파하기로 했으며 일부 인력은 이미 현지로 출발했다.

야네스 레나르치치 인도적 지원·위기관리 담당 EU 집행위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오전 튀르키예 지진 발생에 따라 EU의 시민보호메커니즘을 가동했다"며 "EU의 긴급대응조정센터(ERCC)에서 유럽에서 (피해 지역으로) 구호팀을 파견하기 위해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네덜란드와 루마니아에서 각각 구호팀이 이미 출발했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곧 긴급 지원팀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및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과 연락을 하고 있으며, 나토 동맹들이 지원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오아나 루젠스쿠 나토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나토 동맹인 튀르키예가 오늘 오전 발생한 지진 참사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했다"며 동맹들이 연대를 표명하고 지원을 동원 중이라고 밝혔다.

나토 가입 문제를 두고 최근 튀르키예와 얼굴을 붉힌 스웨덴, 핀란드도 신속히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튀르키예 및 시리아 지진 참사에 애도를 표하면서 "튀르키예의 파트너이자 EU 의장국으로서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지진 발생 직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희생자 발생에 조의를 표했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도 튀르키예 지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 강진의 여파로 진동이 감지된 인근 국가 중 하나인 이스라엘도 즉각 지원을 약속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희생자 발생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하고 "모든 동원 가능한 방식으로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도 성명을 통해 "심각한 지진 피해를 본 튀르키예 국민에게 이스라엘의 이름으로 비통한 심정을 표현한다"며 "외무부에 신속한 지원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6일(현지시각)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아즈마린 마을의 한 건물이 무너져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6일(현지시각)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아즈마린 마을의 한 건물이 무너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구조 당국과 국내전선 사령부를 통한 긴급 지원 준비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우리 군은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터키 국방부에 구조작업에 투입할 병력이 대기 중임을 알렸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해온 이스라엘과 튀르키예는 지난해 8월 외교관계를 전면 복원했다.

튀르키예 교민이 150만 명에 달하는 독일도 팔을 걷고 나섰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터키 시리아 국경에서 일어난 지진과 관련된 소식을 충격과 함께 쫓고 있다. 사망자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유족들과 슬픔을 함께하고 매몰자들을 걱정한다. 독일은 당연히 지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도 "터키와 시리아에서 전해진 끔찍한 소식에 잠에서 깼다. 이 끔찍한 지진의 희생자들과, 그들을 걱정하는 유족, 친구, 이웃과 함께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웃 국가들과 신속히 지원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트위터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대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트위터에서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는 한편 "지역 주민들을 위해 긴급 구호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와 수십 년간 '에게해의 영원한 앙숙'으로 지내 온 그리스도 지진 피해구호에 팔을 걷어붙였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자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한 뒤 "그리스는 자원을 동원해 즉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는 과거에도 튀르키예가 지진 피해를 입었을 때 도움의 손길을 건넨 바 있다.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에게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충돌해오다 1999년 튀르키예의 지진 피해 복구에 그리스가 대규모 지원을 하면서 해빙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트위터에 "튀르키예 지진으로 인한 희생과 손실에 괴로운 마음"이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어 "인도는 튀르키예 국민들과 연대하며 이 비극을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특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모두 지원 의사를 밝혀 양국의 구조대가 튀르키예에서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 "튀르키예 지진으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충격받았다"며 "희생자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올렸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친절한 튀르키예 국민들과 가까이 있다"며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하자 비상사태부가 튀르키예에 군용 수송기와 구조대원 100명을 보낼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이란과 튀르키예에서 연이어 발생한 재난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도록 국가안보실과 외교부에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튀르키예 현지 시각 6일 새벽 4시17분께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고, 11분 뒤 6.7 규모의 여진이 덮쳤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