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SVB파이낸셜그룹 사태에 美 은행주들 덩달아 하락한 이유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SVB파이낸셜그룹 사태에 美 은행주들 덩달아 하락한 이유

SVB파이낸셜그룹, 자금 조달 계획에 주가 60.41% 폭락
SVB파이낸셜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그렉 베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SVB파이낸셜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그렉 베커. 사진=로이터
실리콘밸리 뱅크의 모기업인 SVB파이낸셜그룹이 금리 인상과 채권 가치 급락에 따른 손실을 메우고자 22억5000만달러(약 3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한 후 투자자들이 뱅크런(대량예금인출사태)를 우려하면서 SVB파이낸셜 주가가 급락했다.

SVB파이낸셜그룹 주가는 정규장에서 전장 대비 60.41% 폭락한 후 시간외 거래서 21.92% 추가 하락했다.

SVB파이낸셜그룹은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에 기반을 둔 핀테크 은행으로 지난해 기업공개(IPO)와 벤처캐피털 투자 위축으로 큰 타격을 입은데 이어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채권의 미실현 손실과 유동성이 악화돼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SVB파이낸셜그룹은 이날 18억달러의 세후 손실을 충당하고 대차대조표를 강화하기 위해 보통주와 우선주를 발행해 22억5000만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충격의 여파로 은행주들은 줄줄이 미끄러졌다. JP모건체이스(-5.41%), 뱅크오브아메리카(-6.20%), 웰스파고(-6.18%) 등 미국 대표 은행주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
이날 SPDR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도 7% 이상 급락하면서 3년전 코로나19 초기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 은행들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이는 가상자산 전문은행 실버게이트에 이어 스타트업 전문은행 SVB 파이낸셜까지 흔들리면서 금융 시스템 리스크 공포가 부상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국채를 포함한 많은 양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이들 은행의 채권의 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고객들의 예금 인출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채권을 매각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채권가치의 큰 하락과 그에따른 미실현손실이 은행에 반드시 문제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은 은행들에 큰 악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러나 SVB파이낸셜그룹이 대차대조표를 강화하기 위해 거의 모든 매도가능(AFS) 증권을 매각하면서 미실현손실이 직접적인 손실로 공개되고 뱅크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이 사태는 투자자들의 은행주에 대한 심리를 악화시켰다.

웰스파고 애널리스트 마이크 메이요는 "SVB파이낸셜그룹 사태가 은행 사업을 완전히 대표한다고 볼 순 없지만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은행 및 신탁은행들은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았고 더 탄력적이라고 말하면서 위험이 일부 과장됐다고 분석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