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도 배럴당 72.10달러…양대 벤치마크 모두 15개월 만에 최저치

코로나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겹친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 타격으로 더 깊고 장시간 소비자 지출을 줄이고 그 결과 석유 수요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현재의 미국에서 촉발된 은행 위기 문제가 전체 지역 은행 시스템으로 파급될 경우 브렌트유가 심지어 4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다소 황당한 예측까지도 내놓고 있다.
사실 원유 시장 변동성은 글로벌 공급 및 수요 역학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대변한다. 석유 시장에 대한 예측은 과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그만큼 예측이 어려운 영역이다.
실리콘밸리은행의 붕괴는 세계 금융 시스템의 균열을 노출시켰고, 시장 매도를 촉발하여 유가를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이다.
실리콘벨리은행 붕괴 며칠 후, 크레디트스위스는 주가 급락 후 투자자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스위스 중앙은행으로부터 최대 540억 달러를 빌리는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주 주요 은행 부문의 우려 속에서 시장은 마침내 불안정 흐름을 되돌렸다.
2023년 초부터 배럴당 80~85달러 범위에 있던 유가는 미국 벤치마크인 서부 텍사스 중질유 선물이 월요일 배럴당 65.89달러까지 하락했다. 선명한 하락세였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도 배럴당 72.10달러로 떨어졌다. 양대 벤치마크 모두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분석가들은 중국의 반등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효력 부족보다 경기 둔화위협이 유가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결과론적으로 말한다.
JP모건의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인 나타샤 카네바는 “글로벌 재고가 4600만 배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향후 2개월 동안 석유 시장이 수급에서 여유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유가 상승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다만 변수는 항상 존재한다. 가격 급등의 첫 번째 촉매는 2022년 10월에 계획한 생산 일정을 고수해 온 OPEC의 전략 변경이다. 추가 감축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하루 약 40만 배럴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일일 1억 배럴 석유 시장에서 작지만 조금만 부족해도 유가는 탄력적으로 반응한다.
다른 촉매제는 미국 정부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인 전략비축유(SPR)를 다시 채우겠다고 발표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석유 구매로 인해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촉매제가 없다면 유가 추세는 은행 혼란의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상황이 악화되면 금융 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는 다른 경기 침체보다 석유에 대해 2~3배 더 나쁜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
물론 미국이나 서방의 은행 안정을 위한 각종 조치가 진행되고 있어 신용 경색으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60달러 이하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함에 따라 지난 3분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1억2000만 배럴의 원유가 비축되어 있다. 중국 경제가 재개되더라도 몇 달 동안은 수급의 균형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올해를 관통할 판단 기준은 여전히 제한적인 공급량과 중국의 수요 회복이다. 이 두 가지 요인이 가격을 좌우하는 큰 변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