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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일기업, 에너지시장 반등 기대감에 원유가격 헤지 철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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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일기업, 에너지시장 반등 기대감에 원유가격 헤지 철회 중

미 유전지대에서 가동중인 원유 시추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유전지대에서 가동중인 원유 시추기. 사진=로이터
미국 오일기업들이 조만간 에너지 시장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에 갑작스런 미 은행위기로 원유가격이 급락하자 걸었던 가격 헤지를 철회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이 2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등 지역 중소 은행 위기가 확산되자 최근 최고치였던 배럴당 80달러선 아래로 이달 들어 미국 원유시장의 매도세가 촉발되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배럴당 약 73달러로 회복되었지만 오일기업들이 오일 증산계획을 축소하거나 주주 배당금을 줄일 수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한다.
원유 등 상품시장 침체에 대비 보험성격의 한 형태인 헤지를 많은 오일기업들이 철회하면서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오일과 천연가스의 급등으로 기록적인 이익을 경험해 보자 과감하게 용기를 내어 헤지 철회에 나서고 있다.

갑작스런 유가 하락은 이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리스태드(Rystad) 데이터에 따르면 상장된 상위 셰일 생산자들은 2023년 생산량의 약 27%만 배럴당 평균 약 66달러 가격으로 고정했는데, 이는 지난해 그 기업들이 헤지했던 생산량의 40% 수준에서 떨어진 수치이다.

파이어니어 내추얼 리소스(Pioneer Natural Resources), EOG 리소스(EOG Resources), 코노코 필립스(Conoco Philips) 등 미국 최대 생산업체 중 일부는 올해 가격 헤지를 거의 또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파이어니어 내추얼 리소스의 스콧 셰필드 최고경영자는 최근 원유시장의 하락은 "석유 수요 부족과 무관하다"며 여전히 "올 연말 전에 배럴당 100달러 유가를 볼 것으로 낙관한다"며, 가격 헤지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옹호했다.

오일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원유가 100달러를 훨씬 넘는 급등세를 보이기 전에 배럴당 평균 55달러에 가격을 고정시킴으로써 수십억 달러의 추가 이익을 보지 못했던 지난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가격 헤지를 철회하고 있다.

우드 맥켄지 애널리스트인 알렉스 비커는 "심리적으로 유가가 현재 90달러이고 조만간 130달러를 갈거라고 생각해 이 모든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일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가격 하락 방지, 시추 및 기타 비용, 부채상환 등에 필요한 현금 조달을 위해 선물 및 기타 파생 상품 시장의 가격을 헤지한다.

현물 가격과 함께 원유 선물 곡선이 폭락하면서 헤지 매력이 떨어진다. 오일기업들은 현재 2023년 9월 인도분 계약을 약 72달러로 이행할 것이다. 이는 시장이 공급망 우려가 심각했던 지난 여름 계약을 체결했다면 약 90달러였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유전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소위 "손익분기점" 가격을 상승시키면서 현재의 유가로는 일부 오일기업의 재정적 압박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골드만 삭스 애널리스트 다안 스트루빈(Daan Struyven)은 "현재 미국 셰일 프로젝트의 비용이 5년 전보다 상당히 높다"며 시추 활동을 보여주는 시추기 가동 건수(리그 카운트)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현재 가격은 "아직 셰일산업이 성장해야 하는 시장에서" 지속 불가능한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컨설팅 회사인 에너지 애스펙트(Energy Aspects) 애널리스트들은 오일 생산 부문이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의 생산 위험이 있는 2023년"에 "현재 가격이 지속될 경우 미국 오일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