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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 파산의 아이러니…정부, 위기 부른 '빅테크에 혜택'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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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 파산의 아이러니…정부, 위기 부른 '빅테크에 혜택' 준다

1위 애플의 시가 총액은 10위 기업보다 6배 이상 더 크다. 이미지 확대보기
1위 애플의 시가 총액은 10위 기업보다 6배 이상 더 크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의 아이러니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위기는 미국 기술 분야가 가장 선호하는 은행 내부에서 시작되었지만, 정부 주도의 구조는 빅 테크에 가장 큰 혜택을 주는 쪽으로 결론지어졌다.

메가캡 기술주에 힘입어 안정적인 시장 복귀로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안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구제 금융을 기반으로 구축된 시스템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이하 현지 시간) 보도했다.

20년 전만 해도 자본주의는 기존 기업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신생 기업들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호황과 불황의 순환으로 특징 지어졌다. 여전히 아주 흔한 단어이지만, ‘파괴’는 마침내 시장의 정체성에서 사라지고 있다. 위기 이후 구조의 가장 큰 수혜자는 대기업들이다. 하지만 이것은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다.

미국 정부가 SVB를 구출하기 위해 지난달 10일 개입한 후, 메가캡 주식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오늘날 미국의 상위 5개 기업은 모두 기술 기업이며, 이들 기업은 주식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196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집중도이며 10년 전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경쟁적 이탈의 감소는 1980년대 이후 성장해온 구조 문화의 부작용이다. 1987년 대 폭락 이후 미국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FRB)가 시장을 지탱하기 위해 개입한 이후 주식 시장은 미국 경제 규모의 절반에서 2020년 정점에 이르러 두 배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확장되는 시장이 더 많은 혼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고 가정할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10년 동안 상위 10위 안에 머무르는 미국 기업의 수는 1990년 3개에 불과했지만 2010년대 말에는 6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오늘날 미국의 상위 5개 기업과 다음 5개 기업의 차이는 1980년대 이후 가장 크다. 상위 2개 기업만 해도 상위 10개 기업 시가총액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현재 1위 애플은 10위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보다 거의 6배나 더 크다. 30년 전엔 엑손이 1위였지만 10번째 회사인 벨사우스 보다 두 배 조금 넘는 규모였다.

Big Tech의 부상에 대한 경쟁적인 설명에는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규모의 자연스러운 이점이 포함된다. 여기서 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고객을 추가할 수 있다. 하지만 ‘네트워크 효과’만으로는 기술 산업뿐만 아니라 미국 산업 4개 중 3개가 소수 기업의 손에 통합되어 온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과거에는 파괴가 특히 기술 분야에서 급격히 이루어졌다. 메인프레임에서 PC, 인터넷 및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컴퓨터 시대의 새로운 단계마다 새로운 이름이 등장했다. 이제 기술 대화가 AI와 같은 혁신 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이 다시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수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