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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의 폴란드 원전 건설 계약에 태클 거는 美 웨스팅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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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의 폴란드 원전 건설 계약에 태클 거는 美 웨스팅하우스

"한국의 원자로가 자신들 원자로를 모방했다" 주장
한수원 "수출 모델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것" 일축

한수원의 소형모듈 원자로.이미지 확대보기
한수원의 소형모듈 원자로.
폴란드는 화석 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나 탈탄소 시대에 부응하기 위한 에너지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원전 건설을 통해 부족한 전력을 해결하려고 한다. 폴란드는 한수원의 원전 기술에 관심을 보이며 공동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다.

폴란드의 에너지 발전 상황과 전망
폴란드는 과거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전력을 수출하는 국가였으나 국내 소비 증가로 인해 수출량이 줄었다. 폴란드는 유럽에서 독일 다음으로 석탄 매장량(175억 톤 이상)과 생산량이 많은 나라다. 2016년에는 1차 에너지 소비량 중 석탄이 48%, 화석 연료가 95%를 차지했다. 폴란드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2022년 현재 폴란드의 전력 발전은 석탄이 74%, 재생에너지(수력 제외)가 14%, 천연가스가 9%를 담당하고 있다. 폴란드는 원전이 없는 상태로 새로운 전력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 원전 개발

폴란드는 2009년부터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국영 전력회사인 PEJ는 2035년까지 3000MW 출력의 원자력발전소 2기를 건설하려고 했으나 계획이 크게 지연되었다. 현재는 2043년까지 총 용량이 6~9GW인 6개의 원자력 블록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PEJ는 원자력 프로그램의 비용을 450억 달러로 산정하고 있으며 자본의 최대 49%를 참여할 외국 기술 제공업체를 구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올해 4월 프랑스로부터 원전 건설에 대한 공식 제안을 받았다. 프랑스는 총 용량 6.6GW의 원전 4기 또는 9.9GW의 원자로 6기를 350억~500억 달러에 건설하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총 투자 비용의 최대 50%까지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한국의 한수원은 폴란드에 원자로 6기 건설을 위한 기술 및 가격 제안을 발표했다. 한수원은 총 용량 8400MW의 APR1400 원자로를 사용하며 첫 번째 원자로는 2033년에 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프랑스보다 약 30%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다.

◇ 폴란드와 한수원의 특수목적법인


폴란드는 공기업 ZE PAK과 Polska Grupa Energetyczna(PGE)가 설립한 PGE PAK Energia Jadrowa SA(PPEJ)를 통해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 한수원과 공동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2기의 APR1400 원자로로 구성되는 원전 건설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폴란드 정부의 원전 계획과 병행되며 한국은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이 회사는 올해 4월 서울에서 PGE, ZE PAK, 한수원 간에 의향서에 서명한 뒤 5개월 만에 설립되었다. 폴란드 중부 패트나우에 원전 건설 부지를 선정했다.

폴란드 총리인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는 2040년까지 건설할 6개 원전 중 첫 번째로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로를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한국의 한수원은 폴란드 정부 주도의 원전 계획을 보완하기 위해 공동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2기의 APR1400 원자로로 구성되는 원전 건설에 참여하기로 했다. 예비 분석에 따르면 총 용량 2800MWe의 APR1400 원자로가 최소 2개 이상 고려될 수 있으며 2035년에 첫 가동을 시작할 수 있다. 이는 폴란드 현재 에너지 수요의 약 12%를 충족할 수 있다. PPEJ는 타당성 조사, 현장 조사, 환경 영향 평가 등 프로젝트의 모든 단계에서 폴란드 측을 대표한다. 또한 자금 확보, 투자 일정 준비, 허가 취득 등의 후속 작업을 진행한다.

폴란드는 한국의 원전 기술에 강력한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소송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의 APR1400 원자로가 자신들이 설계한 System80 원자로를 모방했다고 주장하며 한수원이 폴란드에 원전을 판매하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웨스팅하우스는 국영 Polskie Elektrownie Jadrowe로부터 AP1000 기술로 입찰을 따냈으나 한국은 ZE PAK 및 PGE와 계약을 체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미국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 제3국에 수출하기 전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초기 원전기술 개발은 웨스팅하우스가 지원했으나 현재 수출하려는 모델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것으로 미국의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수원은 지난 30년간 원전 원천기술을 개발해 현재 원전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서 70년 우방인 점을 활용해 미 웨스팅하우스의 소송 문제가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