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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워도 다시 붙나"…내년 바이든-트럼프 '리턴매치'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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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워도 다시 붙나"…내년 바이든-트럼프 '리턴매치' 관심

바이든 미래 의제 주력 vs 트럼프 2020년 선거 복수 초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역사적  재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역사적 재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재대결은 기이하다. 아직 성사는 되지 않았지만. 내년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82세다. 그와 링 위에서 맞설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78세가 된다.

너무 구식이다. 선택을 해야 하는 미국인들조차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재대결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민주·공화 양 진영에서 이들을 위협할 만한 확실한 후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미워도 다시 한 번'인가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에 재선 캠페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미국 최초의 80대 대통령에 도전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이제 소용없다. 의문이 아니라 확신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에서 범죄 혐의를 받고 있고 더 많은 법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꽤 큰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결론은 분명하다. 두 명의 늙은 보안관이 또 한 번 마을의 치안을 놓고 결투를 벌이는 모습을 싫든 좋든 지켜볼 수밖에 없다. 야후뉴스가 23일(이하 현지 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38%는 바이든-트럼프의 리턴매치에 피로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AP 통신의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지지층의 47%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희망했다. 지난 1월 조사 결과보다 10%나 늘어난 수치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도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를 지지하는 비율은 26%나 됐다.

역시 지난 번 여론조사보다 4% 늘어난 결과다. 민주당 지지자의 무려 81%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다시 나오면 그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강력한 추격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큰 차이로 앞섰다.

역사적인 리턴매치가 다시 벌어질 것인가? 리턴매치가 열린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다시 보게 될 늙은 복서들의 재 시합 예상을 심층 보도했다.

바이든의 재출마 선언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주인 자리를 놓고 다시 맞붙을 공산이 커지고 있다. 4년 전과 달라진 점은 챔피언의 이름이 바뀐 정도다. 무엇이 이들 사이 우열을 갈라 놓을까.

그 사이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전쟁에 깊이 발을 들여 놓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에서 전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인플레이션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2024년 미국의 대선 캠페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캠페인 행사와 집회를 제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공항 집회의 배경으로 에어포스원을 등장시켰던 첫 만남과는 분명 다를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재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측근들은 2019년 민주당 예비 선거 4주년에 맞춰 25일을 D-데이로 고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북미 건설노조 연설을 할 예정이다. 과거 민주당과 공화당을 모두 지지했던 노조원들 앞에서 1조 달러 규모의 초당적 인프라법을 강조할 수 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이 발표에 대한 대응 계획을 짜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에서부터 인플레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에 대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년 전 코로나19와 인종 차별에 대한 격렬한 시위와 경찰의 대응으로 점철된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물리쳤다. 그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폭동으로 선거 결과에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 있는 그의 거주지와 클럽에 민감한 정부 문서를 보관한 것에 대한 조사에 직면하는 등 2020년 선거의 여파가 미국 정가를 흔들어 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그는 부통령 시절 이후 민감한 문서를 스스로 처리해 조사를 받았고, 아들 헌터 바이든은 세금과 관련한 범죄 수사와 총기 구입과 관련한 허위 진술 여부에 직면했다.

공화당 전략가 더그 하이는 "미국의 정치는 2020년 선거일 이후로 극적으로 분열됐다"고 말했다.

지난주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은 48%, 트럼프는 45%의 지지도를 보였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12명의 잠재적인 경쟁자들을 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예비 유권자의 48%의 지지를 받았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4%로 그 뒤를 이었다. 공화당 후보 가운데 두 자리 수 지지를 얻은 이는 이들 둘 뿐이었다.

내년이면 82세가 되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까?이미지 확대보기
내년이면 82세가 되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까?

마지막 미 대선 재대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절반 이상의 미국 유권자들이 그의 대통령직 수행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2021년 말까지 6차례 실시된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 평균 43%의 유권자가 바이든의 직무수행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평균 48%는 트럼프의 대통령 직무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번 달 월스트리트저널은 8개 주요 이슈를 놓고 미국인들을 상대로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능력에 대해 물어보았다. 유권자들은 사회 보장 및 의료 보험 처리라는 단 하나에 대해서만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문제를 다루는 능력, 특히 인플레이션 대처 방식에 의문을 표시했다. 국경 안보와 범죄 퇴치 분야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낙제점을 받았다.

양 진영의 대선 캠페인 전략은 어떨까. 민주당 전략가이자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인 도나 브라질레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선거에 대한 보복과 복수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보았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의제와 미래에 대한 캠페인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두 주요 정당이 참여하는 대통령 재대결은 드문 일이다. 마지막은 공화당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1952년과 1956년에 민주당의 애들라이 스티븐슨을 물리친 1950년대 두 대선이었다. 당시엔 아이젠하워 후보가 두 선거에서 모두 큰 표 차로 승리했다.

관건은 역시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애리조나, 조지아 등 지난 선거를 통해 드러난 주요 격전지에서 누가 승리할 것이냐 여부다.

두 번째 시합에서 양쪽 모두 이곳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많은 민주당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적 문제,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성공, 민주당 투표율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여론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81세의 바이든은 현재도 미국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별로 다르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겨우 3.5살 정도 어리다. 결국 미국 유권자들이 역대 가장 나이가 많은 두 명의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을 선택해야만 한다.

민주당은 두 사람이 나이가 비슷하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을 내심 바라고 있다. 트럼프가 상대로 지명되면 바이든의 나이와 능력에 대한 질문은 최소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간단치 않은 인물이다. 그는 2020년 선거의 복수를 맹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록을 계속 비난하며, 그의 재임 기간 미국이 경제적, 군사적 힘을 상실해 가고 있음을 집요하게 파고 들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론 디샌티스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어 점점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숱한 추문으로 인해 백인 여성들 사이에서 떨어진 지지도를 만회할 필요가 있다.

반면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0년까지만 해도 트럼프에 비해 크게 앞섰던 라틴계 유권자들의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 결국 주요 격전지와 공화·민주 어느 편에도 기울어지지 않은 중도층 공략에 누가 성공하느냐에 따라 2024 미국 대선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