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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탈달러화' 격화…'달러화의 미래'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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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탈달러화' 격화…'달러화의 미래' 아무도 모른다

중국·러시아 주도로 기축통화 변경 움직임…아직까진 달러화 우세

중국 위안화가 미국 달러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달러에 대한 도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위안화가 미국 달러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달러에 대한 도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달러는 세계 경제의 중심이다. 그러나 최근에 미국과 내부의 갈등과 모순,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진영의 도발 등으로 의존도가 줄어드는 흐름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달러에 대한 도전을 ‘탈달러화’라고 부른다. 이는 기축통화인 달러의 역할에 대한 개입이다. 통화의 가치 기준, 국제금융시장에서의 거래 수단, 대외지급준비금, 자유로운 교환과 이동 수단의 기능을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도발이 아직은 목표치에 다가서기에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탈달러화에 도전하는 국가들의 세력이 달러화를 견지하려는 세력에 비해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 과학 기술적으로 모두 부족하다고 일관되게 말한다.

다만, 달러에 대한 도전이 공공연히 표출되고 이것이 하나의 담론이 된다는 사실 자체는 달러의 위상이 과거와 달리 일정 부분 줄어들었음을 말한다.

이는 미국 패권이 유일한 위치에서 점차 다극 체제로 전환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잃을 가능성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 다만 미래에는 알 수 없다. 미국이 하기 나름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격리되었던 지난해 러시아의 자금이 절반 이상이 동결되자 언제든 이해관계의 변화로 미국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국가나 달러 부족으로 부도 위기에 놓인 국가들이 달러 기축통화에서 탈피하려고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데이터에 따르면 공식 외화 보유액에서 달러의 점유율은 2022년 4분기에 20년 만에 최저치인 58%로 떨어졌다. 유로화, 엔화, 위안화가 나머지 부분을 채우고 있다.

원자재 거래에서도 달러가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도와 UAE는 디르함과 루피로 거래를, 러시아와 석유를 루블화로 각각 거래하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를 사용하여 약 880억 달러 상당의 러시아산 석탄 철광석 및 금속을 구매하고 있다. 이 비율은 앞으로도 늘어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100여개 국가와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체결했다. 중국의 위상이 더 커지면 위안화 거래는 더 늘어나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달러가 세계 통화 지위를 잃을 가능성은 없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글로벌 외환 거래에서 달러가 사용되고 있으며 대부분 해외 부채가 달러로 발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안전 자산으로서 미국 국채 시장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탈달러화 가능성은?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되려면 패권 국가가 되어야 한다.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점에서 어떤 나라도 미국의 상대가 아니다.

달러의 최대 강점은 풍부한 유동성이다. 달러가 세계 외환 거래의 거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탈달러화가 일어나면 수출·수입업자, 화폐 거래자, 채무발행자 및 대출자와 같은 방대하고 복잡한 네트워크가 독립적으로 다른 통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하고 결정해야 한다.

달러화는 지구촌 어디서나 통용된다.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다른 통화들은 약점이 있다. 유로화는 EU 통화로 ECB라는 통화 당국이 있지만, 단일의 재정 당국이 없다. 엔화도 역부족이며, 위안화도 서방이 수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다른 통화들이 달러 패권에 도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탈달러화의 운동과 그 영향


당장 실현 불가능한 탈달러와 현상이 일어나는 배경은 무엇일까? 어떤 필요성과 배경 때문에 탈달러화가 글로벌 담론시장에 부상한 것일까?

탈달러화 운동을 주도하는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다. 이에 동조하는 국가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인도, 케냐, 사우디아라비아 및 UAE 등이 있다. 다른 국가들도 현지 통화로 무역을 하고 있다.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는 탈달러화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 8월 남아공에서 열리는 회의에서는 현재 19개 정도의 국가가 회원 가입을 신청해 두고 있다. 회원이 되는 순간 회원국 거래에서 달러 사용이 줄고 위안화를 결제 대금으로 사용하게 된다.

무역 결제에서 인도, 중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심지어 멕시코까지 달러 이외의 통화를 사용하거나 사용하려고 한다.

이러한 탈달러화는 미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면, 달러는 여전히 외화 준비금에서 지배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IMF에 따르면 중앙은행 외화 준비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999년 이후 70% 이상에서 감소하였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기업 부채, 부동산과 같은 유형 자산 및 다른 통화와 같은 다양한 자산을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과정이 더 가속화되면 달러는 세계 시스템에서 덜 사용될 것이다.

◇탈달러화에 관여하는 주요한 세력들


우선 중국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 대국이자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다. 그러나 미국과의 무역 전쟁, 인권문제, 홍콩 및 대만 등의 영토 분쟁, 코로나 유행 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었다.

중국은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자국의 통화인 위안화를 국제화하고 다른 국가들과 위안 기반의 무역 계약을 체결하고 위안화 결제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몽, 곧 중국식 현대 사회주의를 미래 국제 사회의 표준으로 삼으려고 한다. 이는 국제 거래에서 화폐가 위안화로 통일될 때 실현 가능한 꿈이다.

다음은 러시아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에너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점령 이후 제재를 받았으며 2022년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추가 제재를 받았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달러를 사용하는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되었다. 크림반도 점령 이후부터 러시아는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보기 위해 다른 통화와의 스왑 계약을 확대하고 금 보유량을 늘렸다.

중국과 같은 미국과 소원한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달러의 위력을 떨어뜨리려고 한다.

이 두 나라는 위안화와 루블을 국제화하려고 하며 다른 국가들과 양자 혹은 다자 통화 스왑 협정 체결, 상품 거래, 국제 금융 기관 설립, 외환 준비금 보유 등의 방법으로 탈달러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에 동조하는 국가들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인도, 남아공이 있다. 모두 독자적인 실리적인 경제 및 외교안보정책을 지향하는 국가들이다. 브릭스의 회원국이다. 이들은 올 8월 남아공에서 모여 1차적으로 위안화를 회원국간 무역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려고 한다.

브릭스는 이미 2014년부터 통화 스왑 협정을 체결하여 위안화, 루블, 루피, 렌민비, 리라를 상호 교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브릭스에 공식 혹은 비공식으로 회원 가입을 신청한 19개 국가들도 이런 입장에 부분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다음은 EU다. EU는 세계에서 3번째 경제권이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다.

그러나, 미국의 일방적 통상 정책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기를 바란다. EU는 미국의 독점적인 결정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유로를 강화하고 다른 국가들과 유로 기반의 무역 계약 체결 및 유로 결제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탈달러화의 이점


탈달러화의 이점은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위험 분산, 자국의 통화 강화, 통화 정책 독립성 증가 및 미국 제재에 대한 취약성 감소가 거론된다.

환율에서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 달러 가치 변동에 대한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외화 준비금 가치와 수입 가치를 감소시킬 수 있다. 반대로 만약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 가격이 증가하고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다른 통화로 다양화함으로써 환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영향력을 조정할 수 있다.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잘못된 정책을 취하면 전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 세계 시장이 긴장하고 비용이 증가한다. 다른 통화로 다양화하면 그 영향이 줄 수 있다.

미국 제재와 금융 제외에 대한 저항력을 높일 수 있다. 미국이 어떤 국가나 개인에게 제재를 가하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제외되거나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 다른 통화로 다양화함으로써 저항력을 높일 수 있다.

자국 통화의 가치와 경제력을 높일 수 있다. 자국 통화가 국제적으로 사용되면 경제적 영향력과 지위가 높아진다. 거래 비용을 절감하고 거래 속도를 높일 수가 있다.

하지만, 전환 과정에서의 잠재적인 단기 불안정성 및 대체 통화의 국제적 수용 제약 등이 문제다. 아직 전 세계에서 언제, 어디서나 통용되는 화폐는 달러가 유일하다. 위안화는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거래에서 탈달러화를 위한 시도


중국은 중동의 공급 업체들에게 미국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사용하여 석유 거래를 하도록 요청했다. 또한, 러시아는 루블을 사용하여 천연가스 계약을 체결하도록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브릭스 이외에도 국가들은 달러를 국제 준비 통화로 대체할 수 있는 준비 통화를 출시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