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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오텍 업체들, 청산가치가 기업가치 앞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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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오텍 업체들, 청산가치가 기업가치 앞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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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있을 때가 살아있을 때보다 더 낫다"

기업이 문을 닫고 빚잔치를 한 뒤 주주들에게 남아있는 자산을 분배할 경우 주가보다 더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는 미국 바이오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산가치가 기업가치보다 높은 바이오텍 업체들이 많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백신 개발에 주력하던 바이오 업체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데다 미국 주식시장 상승세에서 바이오텍 부문이 소외되면서 이들 업체의 청산가치가 기업가치를 앞지르는 일이 늘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 추락


배런스는 4일(현지시간) 바이오텍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2021년 초 붕괴한 이후 현재 청산가치가 기업가치를 웃도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와 C형 간염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업체 아테아제약이 대표적이다.

아테아는 올들어 주식시장 상승세 속에서도 주가가 6.4% 하락했다.

2020년 11월 34달러를 넘던 주가는 이제 5달러에도 못 미친다. 지난 2일 10.3% 폭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4.50달러로 마감했다. 이 기간 낙폭만 87%에 육박한다.
청산가치가 기업가치를 웃도는 대표적인 업체다.

아테아 주식을 모두 사서 빚을 다 갚고, 주식을 사들일 때 쓴 돈을 제외해도 대차대조표에 현금과 유동자산이 남아 있게 된다는 말이다.

경계업체들도 수두룩


이같은 마이너스(-) 기업가치는 현재 소규모 바이오텍 업체들이 얼마나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지, 회복이 얼마나 요원한지를 잘 보여준다.

지난달 31일 현재 바이오텍 업체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바이오텍 ETF(XBI)와 아이셰어즈 바이오테크놀러지 ETF(IBB)에 편입된 바이오텍 업체 가운데 23곳이 마이너스 기업가치 상태에 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청산가치가 기업가치보다 높은 마이너스 기업가치 추락 경계에 있는 업체들은 더 많다.

XBI와 IBB에 편입된 약 280개 바이오텍 종목 가운데 현재 60개 가까운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1억달러에 못 미친다. 청산가치가 기업가치보다 많아질 수 있는 경계에 이들이 서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다.

구명줄 걷어 찬 아테아


아테아는 지난달 거의 알려지지 않은 콘센트라 바이오사이언스에서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콘센트라는 아테아 주식을 주당 5.75달러에 인수하는 한편 아테아가 개발하는 약품의 라이선스나 판매 수익의 80%를 주주들이 돌려받는다는 조건의 제안을 내놨다.

주당 5.75달러는 전날 종가 3.70달러에 55%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그러나 콘센트라가 제시한 가격은 아테아 기업가치를 4억7950만달러 수준으로 평가한 것에 불과하다. 이는 아테아가 3월말 현재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대차대조표 규모 6억1800만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금액이다.

아테아는 이 제안을 거부했고, 이때문에 지난달 30일 주가는 12% 폭락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아테아는 심각한 마이너스 기업가치 상태에 있다. 시가총액은 3억9000만달러 수준이지만 기업가치는 마이너스 2억4880만달러이다. 아테아 주식을 모두 사들여 빚잔치를 하고 나면 주식을 사들일 때 쓴 3억9000만달러를 제하고도 2억4880만달러를 손에 쥘 수 있다는 뜻이다.

반등 희망 안 놓는 경영진


바이오텍 ETF인 XBI가 2021년 초 고점 이후 반 토막 나고, 바이오텍 업체들이 잇따라 감원을 발표하고 있지만 경영진과 이사회는 반등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들은 마지 못해 낮은 주가를 받아들일 뿐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시간은 자꾸 흘러가지만 이들에게 돈 나올 구석은 많지 않다. 약품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있지만 판매에 들어간 제품은 없다.

고금리와 은행 대출 기준 강화 속에 돈을 빌리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주가가 바닥을 기니 신주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경계에 선 소형 바이오 업체들의 줄도산은 시간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대형 기술주에 국한된 주식시장 상승 착시 현상 이면에서 주식시장을 뒤흔들 악재들이 세를 불리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