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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야심 찬 태평양 진출 전략 차질 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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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야심 찬 태평양 진출 전략 차질 빚나?

피지, 중국과 경찰협정 철회 시사

태평양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평양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은 태평양 진출을 위해 이 지역 도서 국가들에 경제와 보안 지원을 아낌없이 제공해 왔다. 그러나 최근 자유 진영의 개입으로 인해 원만하게 진행되던 계획이 방해를 받고 있다. 이번에 피지 장관이 중국과의 경찰협력 협정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 그 예이다.

6월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포럼에서 연설한 피지 내무부 장관인 피오 티코두아두아는 피지가 여전히 중국과의 경찰협력 협정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철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닛케이가 보도했다.
피지와 중국은 2011년에 피지 경찰이 중국에서 훈련을 받고 중국 경찰이 피지에 파견될 수 있도록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협정은 프랭크 바이니마라마 전 정부 시절에 타결됐으며, 새로 취임한 시티베니 라부카 총리는 전임자의 약속을 모두 재검토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피지는 라부카가 집권한 직후인 1월에 중국과의 협정을 종료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라부카는 현지 언론에 중국과의 경찰 합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라부카 총리는 친미 성향으로 2022년 11월 12일에 취임했다.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환영했다. 또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지하고 있다.

라부카 총리의 전임자 프란시스 아일라일라카타는 피지 개혁당의 지도자로 친중 성향이었다. 아일라일라카타 전 총리는 중국의 경제 지원을 환영했다.

티코두아두아 장관은 “협정을 새롭게 검토하겠다는 피지의 의도를 6개월 전 이미 중국에 통보했다”면서 “최종 입장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과 2007년, 2017년 총리를 지낸 바이니마라마는 쿠데타로 집권한 관계로 호주·뉴질랜드 같은 전통 우방과 멀어졌다. 이에 피지는 특히 중국으로 외교안보 노선을 조정했고 소위 “북향(Look North)” 정책을 채택했다.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피지를 국빈 방문했다. 같은 해 피지는 중국과 국경 안보 및 방위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티코두아두아는 국방 및 안보 협정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8월에 회담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솔로몬 제도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안보협정을 체결한 이후 태평양 도서 국가에서는 중국의 주둔을 점점 더 경계하고 있다.

티코두아두아는 “솔로몬 제도의 국가 결정은 존중하지만 어떤 세력에 의한 과잉 지배도 우려된다”면서 “한 국가의 결정은 문자 그대로 다른 국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0월 호주와 피지는 양국이 보다 폭넓은 안보 협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군사지위협정(Status of Forces Agreement)에 서명했다.

호주는 피지가 남부 라미에 새로운 해군 시설을 개발하도록 돕고 있다.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동안 자유 진영 대표들은 태평양 지도자들에게 대대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티코두아두아는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반응했다.

블링컨 장관은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직후 미국 정부 부채 협상 문제로 당초 방문하려 한 일정을 취소한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미·태평양 도서국 정상회담을 위해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바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