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고의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미국 시민들이 마시는 물의 절반가량이 치명적으로 오염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우리가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다른 한편에서 미국은 실제 마시는 물이 오염되었다는 조사가 나온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 연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상당 지역 수돗물이 오염되어 있고, 인간의 건강에 심각하게 해롭고 심지어 치명적인 화학 물질로 오염된 상태라는 것이다.
미국지질조사국(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 USGS)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수돗물에 들어 있는 화학 물질은 '영구 화학 물질'로 확인되었다.
USGS는 미국 전역에 분포된 수돗물 샘플에서 검출된 PFAS 오염 물질의 수를 추적했다. 조사는 2016년에서 2021년 사이에 미국의 716개 지역의 공공 및 민간 수돗물 공급품에서 채취한 샘플을 기반으로 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 따르면 인체 유해한 폴리플루오로알킬(PFAS)에 총 1만2000가지 이상의 유형이 있지만 새로 개발된 실험실 테스트에서 32가지 화합물이 검출됐다.
이 연구결과 오염된 물 대부분이 대평원, 오대호, 동부 해안 및 중부 지역뿐만 아니라 남부 캘리포니아, 제품에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도시 지역 및 공장 근처의 출처 또는 폐기물이 수집되는 곳에서 발견됐다.
◇ 조사 결과의 심각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PFAS가 합성 화학 물질로 환경과 인체에 지속적으로 남아 있으며, 이 오염 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면 사람들은 암. 비만, 갑상선 질환, 높은 콜레스테롤, 출산율 감소, 간 손상, 호르몬 억제라는 치명적인 건강 손상을 입게 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작년 6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최신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PFAS에 대한 건강 경고를 발령했다. EPA는 화학 물질이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인간의 건강에 훨씬 더 위험하며 수천 배 더 낮은 수준에서도 인체에 해로울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폴리플루오로알킬(PFAS)는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약자로, 불소로 이루어진 오염 물질이다. 특수 코팅제, 방수제, 불연제, 윤활제 등에 사용되는데, 매우 안정적이어서 오랫동안 남아 있다. 인공 화학 물질 그룹으로 PFAS의 일종인 PFOA·PFOS·GenX 및 기타 많은 화학 물질을 포함한다.
1940년대 이후 미국을 포함 전 세계 다양한 산업에서 1만 개 이상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PFAS는 수돗물, 토양, 공기 등 다양한 환경 매체에서 발견되며, 사람 몸에 축적될 수 있다.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PFAS는 2013년 EPA에서 ‘우려 물질’로 지정하고, PFAS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 PFAS가 함유된 제품의 사용을 제한할 계획이다.
가장 많이 연구된 PFAS 화학물질은 PFOA와 PFOS인데 실험실 동물에게 생식 및 발달, 간과 신장, 면역학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 가지 화학 물질 모두 동물들에게 종양을 일으켰다.
◇ 전문가들, 미국 사회에 수돗물 경고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미국인들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돗물을 마시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수돗물을 마시면 이 화학물질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고 그것은 치명적 질병으로 이어진다.
EPA는 미국인이마시는 수돗물에 치명적 화학 물질이 포함되었다는 조사에 경악하고 바로 대책을 마련했다. 6가지 PFAS 화학 물질에 최초로 국가의 음용수 표준을 제안했다. 이 화학 물질에 대한 허용 수준을 정한 것이다.
규정이 승인되면 상수도 공급업체는 이 PFAS가 존재하는지를 검사해 처리 장치를 설치하거나, 심지어 수원을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 화학 물질에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최근 수도 보고서를 읽고 지역 유틸리티 회사의 웹사이트를 확인하여, 물에 무엇이 있고 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공개된 자료를 확인하라고 한다.
가정에서 역삼투압 필터 시스템 사용을 권장하고, 탄소 필터이지만 오염 물질을 저장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교체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한편, 2021년 우리나라의 한 연구 조사에서도 수돗물에 PFAS가 발견되었다는 결과가 있었다. 18개의 음용수 처리장에서 채취한 원수와 처리수 샘플에서 PFAS의 농도를 조사한 결과, 다행히 알려진 위험 수준보다 낮았지만, 위험이 전혀 없지 않음을 확인한 바 있다.
PFAS 농도는 공정 후에도 처리수에서 종종 높았다고 한다. 따라서 한국의 음용수 안전을 위해 수처리 공정도 사람이 마시기에 안전하려면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공정을 개선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