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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제도, 中과 치안 협정…친중외교에 美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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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제도, 中과 치안 협정…친중외교에 美 '긴장'

태평양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평양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솔로몬제도가 태평양 도서 국가 14개 가운데 중국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치안 협정을 체결했다.

이 지역은 미·중이 서로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지역이다. 미국은 전통 강국으로서 패권을 유지하려 하고, 중국은 태평양으로 세력을 넓혀 나가기 위해 이 도서 국가들에 구애를 펼친다.

미국이 이 지역을 소홀히 하는 사이, 중국이 10년 이상 공을 들이며 교두보 마련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최근 미국이 위기감을 느끼고 다시 돌아오면서 미국 우위 구도가 펼쳐지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그런데 솔로몬제도 지도자가 중국을 방문, 시진핑 주석을 만나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과 경찰 협력 협정을 체결하면서 이 지역에 중국이 교두보를 마련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미국으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태평양 도서국의 세계관과 미·중 영향력 경쟁

태평양 도서 국가는 미크로네시아 연방, 마셜 제도, 팔라우, 키리바시, 나우루, 바누아투, 솔로몬 제도, 파푸아뉴기니, 피지, 니우에, 사모아, 쿡 제도, 통가, 투발루 등 14개국이다.

14개 독립 국가는 전 세계 바다의 약 20%를 관리한다. 매우 중요한 해상 항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호주와 뉴질랜드로 보급품을 운송하는 데 사용됐다.

태평양 도서국은 원래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 하지만 평화의 시간이 지속되며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세력이 없자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소홀해졌다.

이를 틈 타 중국은 태평양 진출을 위해 이 지역에 공을 들였다. 중국이 힘을 뻗치자, 이들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지원받는 노선을 선택했다.
강대국의 지원 없이는 이들 도서 국가는 기후 변동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자체 힘으로 극복하기 어렵다. 이들은 누구라도 친구이지만, 그 어느 누구도 적이 아니라는 외교 정책을 선택했다. 외교 정책의 핵심은 미국과 중국이 태평양 섬 국가들을 위해 관심과 지원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은 2006년에서 2017년 사이에 보조금과 대출을 혼합해 거의 1억 달러 가까운 해외 원조를 이 지역에 제공했다. 태평양에 서방의 관심이 줄어드는 동안 중국은 투자는 늘렸다.

중국은 10년 동안 여러 섬나라와 관계를 강화했으며, 학교·도로·교량 설치를 지원하고 투자했다. 시진핑 주석은 2014년에 피지, 2018년에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했다.

2022년 5월 26일 피지 수바에서 중국·태평양 섬나라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됐다. 이때 태평양 섬나라 10개국과 포괄적인 무역 및 안보 협정 제안이 제시됐다. 이때 동참한 태평양 섬나라 10개국은 솔로몬 제도,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통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니우에, 쿡 제도, 미크로네시아 연방이다.

협정은 무역, 투자, 인프라, 보건, 교육뿐만 아니라 중국이 태평양 섬나라에 경찰·군사 장비를 제공하고, 중국 공안을 파견해 태평양 섬나라의 경찰을 훈련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안보 조항도 포함됐다.

솔로몬제도는 중국과 안보 협정을 체결한 태평양 섬나라 중 하나였다. 이 협정은 솔로몬제도의 안보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이 지역에 중국의 영향력 확대할 수 있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협정은 태평양 섬나라가 중국의 영향력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일부 국가의 반대에 부딪혔다. 협정은 회의가 끝날 무렵 결국 서명되지 않았고, 중국은 협정 조건을 재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호주가 나서 이를 포기하도록 외교에 나서 국방·외무 장관이 여러 섬나라를 방문했다.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대만 다음으로 태평양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우려한 미국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 견제에 적극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회의에서 “솔직히 미국과 세계 안보는 태평양 제도의 안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영향력 증가에 맞서 워싱턴은 태평양 섬 국가들과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에 포함된 11개 선언은 안보에서 기후 변화에 이르는 문제를 다룬다.

총 8억1000만 달러 재정 지원, 니우에와 쿡 제도의 주권 국가 인정, 미군의 비행장과 항구 접근권 확보가 포함됐다.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천만 달러 지원도 약속했다.

이 협정은 10년 패키지 성격으로 미국이 이 지역 관심과 지원이 장기적인 과제임을 부각했다.

워싱턴은 이 지역에서 중국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올해 초 30년 동안 폐쇄됐던 솔로몬제도에 대사관도 다시 열었다. 일단 협정을 체결한 결과 솔로몬제도를 포함한 14개 나라와 자유 진영 사이에 강력한 연대를 재확인했다고 믿었다.

6월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안보 회의에서 피지는 중국과의 경찰협력 협정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철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피지와 중국은 2011년에 피지 경찰이 중국에서 훈련을 받고 중국 경찰이 피지에 파견될 수 있도록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새로 취임한 시티베니 라부카 총리가 이를 재검토하고 있다.

◇ 솔로몬제도의 중국 선택

이런 가운데 솔로몬제도가 독자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치안 협정을 체결했다.

므낫세 소가바레 솔로몬스 총리가 일주일 동안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 등 중국의 고위층을 만나고 있다.

소가바레는 2019년 집권하면서 대만에서 중국으로 외교 관계를 전환했다.

중국과 솔로몬제도는 관계를 전환한 지 4년 만에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으로의 관계를 강화하고, 경찰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이 경찰 협력 협정은 솔로몬제도의 외교 정책 변화를 강조하면서 체결한 9건의 거래 중 하나다.

6월에 소가바레는 2021년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을 신속하게 배치하는 것을 포함해 역사적으로 솔로몬제도에 치안 지원을 제공해 온 호주와의 2017년 안보 조약에 대한 검토를 취소하고 중국과 관계를 강화했다.

소가바레는 중국이 글로벌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해준 것에 감사를 표시하고 중국의 경험에서 “배울 것이 많다”라고 말했다.

중국·솔로몬제도 공동성명에 따르면 “중국은 법 집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솔로몬제도에 계속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했다.

시진핑 주석은 소가바레에게 중국이 정치적 조건 없이 경제 및 기술 지원을 솔로몬제도에 더 많이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로몬제도가 필요한 경제 지원을 약속하고 그 대가로 치안 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중국 통신회사인 화웨이는 미화 6,600만 달러의 중국 수출입국은행 대출로 솔로몬제도에 셀룰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중국 국영 회사는 수도인 호니아라의 항구를 재개발할 예정이다.

소가바레는 이번 방문에 베이징 주재 자국 대사관도 공식 개관한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솔로몬제도가 주권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존중하지만, 이러한 협정의 영향에 대한 논의를 알리기 위해 합의문을 즉시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치안 협정이 솔로몬제도에서 중국의 정보 활동이 이뤄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태평양 지역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 긴장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치안 협정이 기반이 되어 항구나 공항도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솔로몬제도에 더 많은 경제적 지원을 할 경우 인접한 13개 도서 국가도 중국에 관심을 기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