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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스타링크’ 도입키로 한 몽골의 예상 밖 복병은 '이웃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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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스타링크’ 도입키로 한 몽골의 예상 밖 복병은 '이웃 중국'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몽골 시장에 진출한다. 사진=인사이드몽골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몽골 시장에 진출한다. 사진=인사이드몽골리아
아시아의 대표적인 초원 지대로 유명한 몽골이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기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도입키로 최근 결정한 이유는 인터넷 환경이 그만큼 열악하기 때문이다.

수도 울란바토르 같은 대도시 지역은 사정이 다르지만 광활한 초원지대에 진입하면 휴대폰을 지니고 있는 것이 종종 의미가 없을 정도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흔하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도, 인터넷을 통제하기로 악명 높은 이란에도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한 스페이스X의 몽골 진출을 몽고 정부가 허용한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그러나 한 나라의 생각은 많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다름 아니라 공산당이 지배하고 있고 몽골과 바로 이웃한 중국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 테슬라의 아시아 생산기지인 기가팩토리3를 두고 있어 중국 공산당 정부와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 문제 때문에 몽골 진출을 재검토하는 일이 생길지도 주목된다.

◇中, ‘만리방화벽’ 유명무실 가능성에 우려

22일(현지시간) 아시아타임스에 따르면 몽골의 스타링크 도입 계획에 대해 중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나섰다.

중국 국민의 외국 인터넷 사이트 접속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이웃한 몽골 위성에 기반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가 도입될 경우 자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은 중국 국민이 외국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고, 국경을 넘어오는 인터넷의 속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이른바 ‘만리방화벽’이라는 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지난 2013년부터 홍콩과 마카오를 비롯한 특별행정구를 제외하고 가동해 왔다.

시가워크포스테크놀로지라는 상하이 소재 인터넷 기업에서 일하는 IT 전문가 첸 지센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몽골은 중국과 이웃한 나라'라면서 "몽골이 스타링크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스타링크의 초고속 인터넷 트래픽이 몽골과 중국 간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들어오는 것이 불가피하고 그렇게 되면 만리방화벽은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요 사태 같은 것이 일어나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정부가 인터넷으로 관련 소식이 퍼지는 것에 대응하는 것이 불가피한데 스타링크 서비스 때문에 중국 정부가 인터넷을 관리하는데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군사적 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스타링크가 초고속 인터넷이라는 민간 서비스를 위해 만들어졌으나 군사적인 용도로 전용될 수 있다는 점도 중국 측이 우려하는 점이다.

중국과 이웃한 나라들이 군사 충돌을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웃 나라들이 스타링크를 군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인민해방군이 발간하는 해방군보는 지난 5월 낸 기사에서 “스타링크는 민간 서비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군과 무관하지 않은 서비스”라면서 “스타링크의 팽창주의 전략과 군사적 전용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방군보는 “스타링크 위성의 발사기지 가운데 한 곳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반덴버그 우주군기지”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나 몽골 정부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억측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스타링크 도입 결정을 주도한 몽골 디지털개발통신부는 “인터넷 트래픽이 국경을 넘는 일은 해당국들이 모두 합의한 국제 협약에 따라 관리가 이뤄지 돼 있어 중국이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디지털개발통신부 대변인은 “몽골은 주변 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이웃 나라들의 자주권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