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로 널리 확산된 재택근무제를 출근제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면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비근한 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촉발한 사회적인 변화를 얘기할 때 외식업계도 빼놓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CNN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미국 외식업계의 풍속도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변화상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식당 좌석 줄었다
CNN이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무엇보다 미국 식당가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확인되는 새로운 풍속도는 손님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코로나 사태로 대거 확산된 테이크아웃 문화로 크게 줄어든 식당 내 좌석을 다시 늘리는 대신 테이크아웃에 주력하거나 밀키트처럼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형태로 음식을 판매하는 식으로 영업 전략을 전환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미국 뉴욕 시내에 있는 유명 한식당 ‘목바’의 오너셰프 에스더 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식당 좌석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20석이었지만, 지금은 전부 없애버렸다”면서 “그 대신 코로나 사태가 끝난 뒤부터 집에 가서 데워 먹거나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간편식이나 밀키트 같은 형태로 판매 전략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그의 전략 수정은 주효해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CNN은 전했다.
외식업 전문 시장조사 및 컨설팅업체인 테크노믹의 조 폴락 이사의 진단은 최 셰프가 밝힌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폴락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굳이 식당에 가지 않아도 훌륭한 음식을 집에서 먹는 것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굳이 식당에 가지 않고도 식당 음식을 먹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크게 퍼졌다는 뜻이다.
아울러 매장 안에 들어가지 않고 음식을 받아 가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확대하는 추세가 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체인을 중심으로 확대된 것도 좌석의 필요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전한 배달문화
두 번째로 주목되는 변화는 코로나 사태로 널리 확산된, 배달 라이더를 대규모로 양산한 배달문화가 코로나 국면이 끝났음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당시처럼 배달 수요가 매우 많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
폴락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배달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유서비스 업체들이 배달사업에 앞다퉈 진출하면서 배달시장 자체도 크게 확대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배달료가 식당 업주의 수익을 잠식할 정도로 크게 올라가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면서 배달에서 발을 빼는 식당도 상당히 증가한 것이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CNN이 파악한 바로는 기왕에 뛰어든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배달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버티기 위해 저렴한 배달료를 내세워 소규모 식당을 중심으로 공략하는 등 외식업계 현실에 맞춰 전략을 조정하고 나서면서 배달 서비스를 중단한 식당들도 있지만 여전히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폴락은 “배달 수요가 코로나가 한창일 때처럼 강하게 지속되기는 어렵겠지만, 이미 배달문화가 상당 부분 뿌리를 내린 상황에서 쉽게 사그라들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의 대표적인 음식 배달 플랫폼인 도어대시의 경우 지난 2분기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구인난 고착화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로 매장을 찾는 손님이 급감하면서 상당수 식당들이 직원을 정리했고, 코로나 국면이 끝난 이제는 식당들이 다시 직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됐지만 직원 구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코로나 때 실직한 외식업계 종사자 가운데 상당수가 다른 업종으로 일자리를 옮긴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식당 종업원의 일이 팁에 의존해야 하는 저임금 일자리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미국 레스토랑협회(NRA)는 지난달 펴낸 외식업 고용 실태 관련 보고서에서 “최근 기준 외식업 종사자의 규모가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을 정도로 외식업체들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