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 쌓인 처리수 방류에 반대하며, 처리수를 '핵오염수'라고 부르며 "즉시 방류을 중단하고 주변국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와 충분한 소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처리수 방류 계획에 따라 7월 이후 각 지역 세관 당국이 수입 규제를 강화했고, 방류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그 결과 지난달 일본으로부터의 수산물 수입액은 약 30억 엔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7% 가량 감소하는 등 그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처리수 방류 직후 베이징에 있는 일본 대사관에 벽돌 파편이 던져지는 등 중국 내 시위가 우려됐지만, 현재까지 큰 시위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영 언론의 방류 반대 캠페인 보도도 방류 후 한 달이 지나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다.
다만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베이징에 있는 일본 대사관에는 여전히 하루에 5000건에서 2만 건 정도의 항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어 일본 정부는 중국 측에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내 일식집에도 영향 지속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현지 일식집에서는 일본산 수산물을 구할 수 없어 매출이 크게 감소하는 등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
이 중 상하이 중심부에 위치한 다니구치 요시타다 씨가 오너 셰프로 있는 일식집은 중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등의 검사를 강화할 방침을 밝힌 7월 초부터 일본산 수산물을 전혀 들여올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타니구치 씨는 일본에서 들여오던 생선을 중국 국내 등에서 어획한 생선으로 대체했지만, 일본산 생선과 품질과 신선도가 달라 조리 방법을 고안하는 등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처리수 해양 방류이 시작된 지난달 24일 이후 중국인 손님은 이전보다 80% 정도 줄었고, 전체 매출도 30% 정도 감소해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다니구치 씨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재개되기를 기다리면서 일본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품질과 신선도가 좋은 수산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이달부터 중국내 수산물 시장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달 중순에는 산둥성 옌타이(煙台)에 있는 해산물 시장을 찾아 수산물 종류와 신선도 등을 확인하고, 회에 넣어 먹을 수 있는 성게, 그리고 문어 등을 구입했다.
가게로 돌아온 다니구치 씨는 구입한 문어를 손질한 후 삶아서 초장을 뿌려서 제공했다.
다니구치 씨는 "일본인 요리사로서 정성을 다해 일본 요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 오래 지속될지 모르지만, 경비를 줄이면서 지금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것으로 승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래를 향하지 않고 만족할 수 있는 요리를 내놓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국내 수산물도 소비 침체인가
중국에서는 국내에서 어획되는 수산물 소비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달 중순 중국 내 최대 어획량을 자랑하는 산둥성에 위치한 해산물 시장을 방문했을 때, 생선과 각종 조개류 등 수산물들이 즐비한 가운데 조개 껍질을 벗기는 작업을 하거나 구매를 위해 방문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수산물을 파는 남성은 "일본 '원전 오염수'의 영향이 커서 판매가 잘 안 된다"고 말했고, 조개를 파는 여성도 "원전 오염수가 나오는데 어떻게 장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게 등을 판매하는 여성은 "일본이 방류하는 물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대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국인들 사이에서도 중국산 수산물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어 경제도시인 상하이에서는 해산물을 먹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이 중 70대 여성은 "예전에는 해산물을 가장 즐겨 먹었는데, '핵 오염수'가 몸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지금은 먹지 않는다"고 말했고, 20대 여성도 "상하이에서 어획된 해산물은 일본과 가깝기 때문에 먹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30대 남성은 "다들 '핵오염'이라는 단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어떤 영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국가에서 '확실히 영향이 있다'고 하는 이상 영향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 먹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