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2014~2015년 겨울 이후 가장 장기간 이어지는 것이다.
강달러가 이렇게 길게 이어진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다. 이런 강세는 미국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다른 지역의 약한 경제라는 배경이 있었다. 현재 강달러도 미국 경제의 탄력성과 다른 지역의 약한 경제 때문이다.
미국 경제 탄력성과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상, 그리고 다른 지역 경제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다른 변수가 없다면 달러 강세는 향후 몇 달간 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 강세의 배경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먼저, 미국 경제 상황이 안정적이며, 고용률과 저축률이 높아 다른 나라보다 안정적이다.
미국 실업률은 50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했으며, 고용은 여전히 탄탄하다. 고용은 8월까지 32개월 연속 성장을 기록해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라 임금도 오르고 있다. 또한,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려 경제가 불안할 때 사람들은 안전자산을 더 보유하려고 한다. 이에 달러 가치는 점점 더 강해진다.
미국 달러화는 연준의 매파적인 금리 전망에 시장이 여전히 불안해하면서 상승했다. 미국 국채 10년 만기 수익률은 26일(현지시간) 오전에 4.57% 가까이 상승해 2007년 이후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미국 달러가 상승했고, 달러지수는 106.2270으로 약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 현상을 한동안 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을 웃돌면서 연준이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시행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달러 강세는 원화, 엔화, 위안화 등 다른 통화 약세를 초래하며, 이는 이들 국가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려 자본 유출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달러로 표시되므로 달러 강세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가져와 수입국의 부담을 가중한다.
하지만, 강달러는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수입품 가격이 하락해 소비자물가를 낮추고, 미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인다. 그러나 강달러는 다른 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출품 가격이 상승해 수출 감소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
강달러를 초래하는 또 다른 배경은 유럽과 중국 경제의 부진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해당 지역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유럽 경제가 둔화하면서 유럽 기업들의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 이는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유럽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투자자들은 유럽 통화인 유로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미국 달러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다. 이는 유로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미국 달러 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로화는 7월 중순부터 9월 28일까지 약 4.4% 하락하여 1유로에 1.07달러로 평가됐다. 이는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로화 가치 하락은 통화 구매력이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유로화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유로화 약세는 수입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공급 제한을 연장하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원유 가격이 상승하자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더 높아가고 있다.
유로존은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까지 나온다. 유럽 통계청은 유로화 공유 20개국의 올해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0.3%에서 0.1%로 하향했다.
중국 경제도 소비자물가 하락, 부동산 위기 심화, 수출 부진 등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위안화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약 2.6% 하락하여 1위안에 0.15달러로 평가되었다. 이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다.
중국 인민은행은 신용 수요를 늘리기 위해 최근 몇 달 동안 주택담보대출과 은행 대출 주요 금리를 인하했다.
이처럼 전 세계 두 번째, 세 번째 경제의 회생이 당장 어려운 상태이다. 이들이 살아나야 달러 강세를 상쇄할 수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강달러는 향후 몇 달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강달러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편,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국에 강달러는 두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첫째, 수출을 많이 해서 무역 흑자가 되면 달러가 늘어나고, 무역적자가 계속되면 달러가 줄어든다.
둘째, 이와 연동해 달러 가격은 변동하게 된다. 달러가 오르면 원 달러 환율도 올라간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와 원화의 교환 비율, 원 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된다. 환율이 더 오를수록 서민들은 물가 압력에 노출된다. 수입품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로 우리나라 수출 기업 수익은 증가하지만, 수입 기업 비용은 증가한다.
결론적으로, 달러 강세는 우리나라 경제에 두 가지 측면에 영향을 준다. 수출 기업에 좋은 소식이지만, 수입 기업과 소비자에게 나쁜 소식이다.
신흥국에 대해서는 달러 강세가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경기 회복을 더 어렵게 하며, 달러 부채 규모가 큰 국가들은 상환 압박이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신흥국들은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하면서 상당수 중앙은행의 외화보유액이 많이 감소할 수 있다.
결국, 달러 강세는 전 세계 경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다른 국가나 지역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달러 강세가 계속될 경우, 세계 경제는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