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이전 중국 관광객의 여행으로 큰 관광 수입을 올린 동남아 국가들은 올해 중국 관광객이 2019년 이전은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상반기 중국인들의 여행은 코로나 이전의 20~30%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여러 이유로 회복되지 않은 점과 동남아 여행지의 비용 상승 등도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추이
유엔 세계관광기구(WHO)의 통계에 따르면,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중국인 관광객의 출국 여행은 1억 5000만 건 이상, 지출액은 2,550억 달러에 달해 전 세계 관광 소비의 약 14%를 차지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해외여행 첫 번째 선택지는 동남아였으며, 중국인 관광객들의 소비로 동남아 국가의 관광 경제적 수입도 상당했다.
WHO 통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동남아를 총 4970만 명 방문해 전체 여행객의 33%를 차지했다. 동남아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소비한 금액은 1200억 달러로, 동남아 전체 관광 수입의 28%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은 태국 2920만 명, 베트남 1520만 명 등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변화
코로나 동안 동남아시아 국가의 관광 산업은 중국인 관광객의 부재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전면적인 봉쇄 해제와 단체 관광 사업 재개에 따라 동남아시아 국가도 중국인 관광객의 재입국을 학수고대하고 있었지만, 올해 상반기 오랫동안 기다려 온 해외여행 붐은 예상과 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태국 관광이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았고, 태국 국가 관광청도 2023년에 530만~700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 수는 기대에 못 미쳤다.
최근 태국 관광체육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183만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 중국은 태국의 최대 고객이었고, 2019년 같은 기간에 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905만2000명이었다. 따라서 올해 태국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코로나 이전의 약 20%에 불과했다.
상반기 캄보디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6만8000명으로 2019년의 같은 기간 129만 명에 비교해 20.9%에 불과했다. 베트남 국가 관광청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첫 6개월 동안 중국 관광객 수는 약 55만7000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약 250만 명)의 25%에 불과했다.
한때 인기 있었던 인도네시아 발리는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에는 매년 140만 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이 숫자가 17만 명에 불과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지 않는 이유
중국인 해외 관광객의 동남아 관광이 평균적으로 2019년과 비교해 20~30% 수준에 머문 것은 우선, 전체 출국 관광객 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국관광학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아웃바운드 관광 빅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웃바운드 관광객은 2019년 같은 기간 출국 관광객(약 8129만 명)의 절반으로 줄었다. 이는 중국의 경기 부진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코로나 이후 중국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국제선 노선 축소다. 해외 관광시장 회복 지연, 장시간 운항 주기, 일부 해외 공항의 지원 역량 미흡,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중국의 국제 여객 시장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 중국민용항공국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국제여객 운송량은 2019년 상반기 대비 23%만 회복됐다.
세 번째는 관광 비용의 증가다. 지난 3년간의 코로나로 인해 관광 산업에 막대한 인력 손실이 발생했으며, 물가 상승과 함께 동남아 국가의 숙박비, 교통비, 관광 가이드 비용 등도 인상됐다. 이제 동남아 관광의 가격 우위는 많이 사라졌다.
태국은 과거 치앙마이 힐튼호텔 숙박비가 연간 1박당 400~500위안이었는데, 올해는 1500위안으로 3배나 올랐다. 예전에는 길가에서 갓 짜낸 주스가 10~20바트 정도였지만, 올해는 60바트에 이르고, 올해 1~6개월 동안 태국의 평균 인플레이션율은 5.61%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째, 부정적인 소식의 증가다. 각종 사건이 소셜 미디어를 휩쓸었다. ‘태국에서 중국인 유학생 사망’, ‘발리에서 중국인 관광객 사망’ 등의 소식이 알려졌다. 중국 관객들이 동남아 여행을 기피하는 요인이 됐다.
올 하반기 중국인 해외 관광객이 얼마나 늘지는 아직 정확히 예측하기 곤란하다. 하지만, 2023년 4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중국의 노동절 연휴 기간에는 626만 명이 국경을 넘어 최근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시기에 여행객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 대비 59.2%의 인상적 회복률을 보였다. 전년 대비 2.2배의 실질적인 증가를 보였다.
2023년 중국 노동절에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 상위 10개국 중 아시아 6개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태국이 1위를 차지했고,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한국, 베트남이 바짝 뒤쫓았다.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
다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국내 관광 수요가 발생함에 따라 올 하반기에 중국인 해외 관광객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올해 중추절, 국경절 연휴 동안 중국 국내 관광객은 8억 9600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6%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관광객 증가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