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군 참모총장은 전날 밤 골란 보병연대 지휘관들에게 "우리는 가자지구에 진입할 것"이라면서 "하마스의 작전 시설과 기반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작전과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국방장관도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시사했다. 뉴욕증시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진입을 기정 사실로 보고 있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2주 전 안식일에 죽은 사람들과 상황들을 가슴 속에 새길 것"이라면서 하마스 무장대원들에 의한 기습 공격을 언급했다. 참모총장의 이 발언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반입하기 위해 열렸던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소가 다시 닫힌 이후에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과 가장 연관성이 큰 사례는 이라크가 이슬람국가(IS)로부터 모술 시를 탈환하기 위해 2016∼2017년 벌인 모술 전투다. AP통신에 따르면 매장 기록 등을 근거로 9천∼1만1천명의 민간인이 전투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으며, 시가지의 많은 부분이 폐허로 변했다. 당시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 군경은 자국민 민간인의 피해를 막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지만, 가자지구의 이스라엘군은 사정이 판이하다. 이미 가자지구에서 4천여명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항의 시위와 정전 요구가 커지는 상황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지난 수년간 가자지구에 방대한 규모의 미로 같은 지하 터널망을 구축해 요새화했다. 이란도 대전차 유도미사일 등 정교한 무기를 하마스에 제공해왔으며, 우크라이나전에서 드러났듯이 소형 무인기(드론)도 이스라엘군이 내세우는 전차 등 기갑전력에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군이 모술 전투의 이라크군, 마리우폴 전투의 러시아군보다 훨씬 더 유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스라엘군이 전투에서는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이스라엘군이 '전투에선 이기더라도 전쟁에선 지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점이다.
30만명 이상의 예비군을 동원한 이스라엘군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에드워드 스트링어 전 영국 공군 중장은 "모든 중화기를 사용해 보복 차원에서 가자지구를 폐허로 만들어 이스라엘의 우방들이 "우리가 이 짓을 도대체 무슨 수로 감싸주나'라고 생각하고 적들이 더 단결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현명한 행위는 아니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 뉴욕증시는 거대 기술기업인 빅테크의 실적과 경제 지표 그리고 이스라엘 지상전이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의 메타 플랫폼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주요 기술주의 실적이 발표된다. 올 상반기 뉴욕증시의 강세를 이끈 일등 공신인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 종목들이다. 빅테크 중에서도 메타와 알파벳이 가장 강한 매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마존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성장세,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이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주목된다.
넷플릭스는 이미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보고했다. 특히 분기 가입자 수 증가 폭이 3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넷플릭스의 주가는 하루에 16% 뛰어오르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지난 한 주 동안 12% 올랐다. 테슬라는 회계연도 3분기의 순이익과 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분기 영업이익률도 7.6%로, 작년 같은 기간의 수치인 17.2%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경제 상황의 어려움을 강조하면서 전기차 수요가 계속 위축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엄청나게 유능한 배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폭풍이 몰아치는 경제 조건 속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한 주 동안 15% 이상 폭락하며 올해 들어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주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으며, 현재의 통화 정책이 너무 긴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 상당히 긴축됐지만 경제는 매우 회복력이 강하고, 강한 성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주 한 연설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성장률과 연준이 선호하는 pce 물가 지표도 발표된다. 뉴욕증시에서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성장률 확정치인 2.1%에 비해서 높은 수준이다.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대비 0.4% 상승이 예상된다. 이는 전월치와 같은 수준이다. 변동성이 높은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대비 0.3%, 전년동기대비 3.7% 올랐을 것으로 전망됐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 8월에는 전월대비 0.1% 상승, 전년동기대비 3.9% 상승했었다. 파월 의장은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사회과학·공공정책 관련 강연에서 개회사를 한다. 이외에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마이클 바 연준 금융 감독 부의장의 연설이 예정됐다.
◇ 뉴욕증시 주요 일정 및 연설
-10월 23일
9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전미경제활동지수(CFNAI)
-10월 24일
10월 S&P 글로벌 제조업, 서비스업 PMI 예비치
10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비자, 제너럴 모터스(GM), 3M, 코카콜라, 킴벌리클라크, 다우, 제너럴 일레트릭(GE) 등 실적
-10월 25일
9월 신규주택판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의장) 연설
캐나다 중앙은행 기준금리 결정
메타 플랫폼스, 힐튼, T모바일, 보잉, 레이먼드 제임스 파이낸셜 등 실적
-10월 26일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9월 내구재 수주
9월 잠정 주택판매
10월 캔자스시티 연은 제조업 활동지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연설
아마존, 인텔, 포드, 마스터카드, 허니웰, PG&E, 사우스웨스트 항공, 컴캐스트, 캐피털원, 치폴레, 로얄 캐리비안 그룹, UPS 등 실적
-10월 27일
9월 개인소비지출(PCE) 및 개인소득
10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
마이클 바 연준 금융 감독 부의장 연설
엑손모빌, 쉐브론, 필립스66, 콜게이트-팜올리브, 티로우 프라이스 그룹 실적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돌파했다는 소식에 따른 금리 부담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6.89포인트(0.86%) 하락한 33,127.2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3.84포인트(1.26%) 떨어진 4,224.16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2.37포인트(1.53%) 밀린 12,983.81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의 움직임과 전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 기업 실적 등을 주목했다.
전날 파월 의장의 발언에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한때 5%를 돌파했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금리는 다시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2년물 금리는 8bp(=0.08%p) 이상 하락한 5.08%를, 10년물 금리는 6bp 이상 밀린 4.92%를, 30년물 금리는 2bp가량 떨어진 5.08%를 나타냈다.
태양광업체 솔라에지의 주가는 3분기 가이던스를 하향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폭락했다. 도이체방크가 태양광 업체들인 솔라에지와 선런, 선노바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렸다는 소식도 나왔다. 선런과 선노바의 주가도 각각 7%, 6%가량 하락했고, 다른 태양광 업체인 인페이즈 에너지도 14% 이상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금리는 주요국 긴축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9일 한때 연 5%를 넘어섰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당초 예상보다 물가상승률 하락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며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찍고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간 충돌로 중동 정세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19일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는 동반 하락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1.91%)를 비롯해 코스피(-1.90%), 호주 S&P/ASX 200지수(-1.36%) 등이 일제히 하락 마감했고 코스닥은 3.07%나 빠져 낙폭이 두드러졌다. 상하이종합지수(-1.74%)와 선전성분지수(-1.51%),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2.13%) 등 중국 본토 주가지수도 마이너스였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