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위안화는 9월부터 유로화를 제치고 SWIFT에서 두 번째 통화가 됐다. 위안화 국제 결제 비중은 2018년 1.81%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3년 8월에 4.82%, 9월에 5.8%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중국 통화가 차지한 비중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중국의 통화 국제화 노력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여겨진다.
중국은 1994년부터 환율 조정 제도를 도입해 통화 가치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 관리 변동 환율제는 중국의 탄탄한 수출 경제와 함께 위안화가 세계 무역에서 견인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됐다.
중국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통화 국제화 노력과 세계적으로 경제적 영향력이 계속 확대되면서 통화 결제가 조금씩 늘고 있다.
실제 중국은 중동, 남미, 러시아 등과 위안화 결제 시스템을 확충하고, 국제 사용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유로화의 국제 결제 부문 비중은 8월 6.43%에서 9월 5.43%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EU의 경제가 세계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로화는 미국 달러의 강세, 유럽의 경기 침체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통화량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9월 기준 일본 엔과 사우디 리알이 각각 국제 결제 부문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는 전 세계은행 간 금융 거래 및 결제 실행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벨기에 협동조합이다. 미국 달러와 유로는 전통적으로 SWIFT 결제를 지배한 통화로, 2023년 결제 10건 중 7건 이상을 차지했다.
향후로도 위안화의 국제 사용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위안화 국제화 정책과 중국 경제의 성장에 힘입어 위안화는 계속 더 많은 국가에서 무역 결제로 사용하는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금융 환경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미국과 EU의 견제하에도 중국의 역할이 여전히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런 증가에도 불구하고 SWIFT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달러는 여전히 세계 무역에서 지배 통화로 남아 있으며, 9월 점유율은 84.15%로 8월의 83.95%에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진영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이 계속 증가한다면, 가까운 시간 안에는 아니겠지만, 세계 금융 환경에서 달러화 지배력이 점차 약화될 수도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