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해운시장, 중국 경제성장 둔화·미-중 관계 악화로 침체 우려

글로벌이코노믹

해운시장, 중국 경제성장 둔화·미-중 관계 악화로 침체 우려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해운업계의 성장을 이끌어 온 주요 동력이었다. 컨테이너, 벌크선, 유조선 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미·중 갈등이 계속되자 해운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진단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해상 운송의 변화


2023년 초반 선박 보유국 순위에서 중국은 그리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가치로 측정했을 때, 중국의 선주들은 세계 선박 보유에서 11.04%의 점유율로, 그리스(11.8%)에 이어 두 번째다.

중국(홍콩 포함)은 톤수 기준으로 세계에서 4번째다. 선박 보유량이 2억700만톤으로 세계에서 8.8%를 차지하고 있다. 2022년에서 2023년 사이에 3.7% 감소했다. 중국은 총 2537척의 선박에 자국 국기를 게양하고 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무역은 주로 해상 무역을 통해 이뤄지며, 물동량의 85% 정도를 차지한다. 2022년에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이는 세계 평균 증가율인 2.9%보다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는 중국의 경제 성장과 무역 확대에 따른 것이다.

2022년에 아시아 지역이 세계 해상 화물 취급의 42%를 차지했고, 이 중 대부분이 중국과 동아시아 국가들의 활발한 컨테이너 이동과 제조 공급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흐름이 바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구성 추세가 전개되면서, 중국의 해양 무역 패턴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이 채택한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에 따라 미국의 컨테이너 수입 비중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중국의 점유율은 2017년 40%에서 2022년 31%로 감소했다.

2023년에는 3.2%, 2024년에는 2.9%의 글로벌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2022년에 동아시아(주로 중국)와 미국 간의 무역인 태평양 횡단 경로가 전 세계 컨테이너 무역 흐름을 계속 지배했지만, 이 경로의 전체 물량은 3000만 TEU에서 6.5% 감소했고, 2024년에도 미·중 교역이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향후 중국 해운 물동량에 대한 전망


중국의 해운업계는 “중국의 경제 성장 모델이 바뀌었다”라며 “높은 수준의 성장을 추구하지 않고 고품질 사회로의 전환, 내부적으로 강해지는 데 집중하고 있어 해운업계의 폭발적 성장은 더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말한다.

실제, 중국의 수출입 규모는 변화하고 있다. 중국의 수출은 미국과 유럽에 대한 수출이 감소하고, 아시아 수출은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해운 물동량의 변화로 이어진다.

중국의 컨테이너 수출은 미국과 유럽에 대해서 매우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시아에 대해서는 꽤 잘 버텨내고 있다.

중국의 컨테이너 수출 비중은 2022년 기준으로 미국이 12.2%, 유럽이 9.9%, 아시아가 47%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미국은 0.5%, 유럽은 1.4% 감소, 아시아는 4.3% 증가한 수치다.

특히, 미국과 유럽으로 가는 컨테이너 수출 비중은 2020년부터 감소세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미·중 관계 악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시아로 가는 컨테이너 수출 비중은 중국의 내수시장 확대,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성장 등이 뒷받침되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관계 악화도 해운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미·중 관계는 갈등 관리 수준으로 전환 중이며,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향후 무역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고, 물동량 이동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실제 미·중은 무역 갈등과 기술 갈등을 중심으로 대립을 이어가고 있고, 이는 해운업계에 새로운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을 무역 상대국으로부터 분리하려는 노력을 강화할 경우, 해운업계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악화가 해운업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올해 자동차 수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실질적 규제가 작동할 경우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해운 물동량도 축소될 것이다.

또한, 만약 예상대로 2030년 이전 중국이 대만을 두고 미국과 전쟁도 불사할 경우, 해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도 있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해운 시장으로, 전쟁으로 중국의 항만과 선박이 피해를 입을 경우, 해운업계 공급망에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중국의 컨테이너와 자동차 수출, 원유 수입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의 건설 중심 모델이 사라지면서 원자재와 금속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이에 해운 물동량이 급증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으며, 중국의 경제 성장은 더 빨라지기 어렵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는 해운업계의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보유한 해운 능력의 구조조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컨테이너선은 운임이 하락하면서 해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2023년 8월 기준으로 컨테이너선 운임은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하락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의 경우, 2023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 감소했다.

벌크선 운송의 경우도 중국의 철광석 수입 감소로 운임이 하락하고 있다. 2023년 8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유조선 운송도, 중국의 해상 석유 수입 감소로 운임이 하락하고 있다. 2023년 8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2025년까지 100척 이상의 선박을 퇴역시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의 해운 능력을 약 10% 감축하는 규모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경기 부양책은 주로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부문 지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인프라 투자는 단기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부동산 부문 지원은 부채 증가와 거품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금리 인하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어떤 효과를 거둘지 두고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가 해운업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미·중 관계 악화는 해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운업계는 지속 성장을 위해 이런 변화에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