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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메리엄-웹스터 선정 올해의 단어에 ‘오센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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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메리엄-웹스터 선정 올해의 단어에 ‘오센틱’

메리엄-웹스터 사전의 ‘오센틱(authentic)’ 뜻풀이. 사진=메리엄-웹스터 사전이미지 확대보기
메리엄-웹스터 사전의 ‘오센틱(authentic)’ 뜻풀이. 사진=메리엄-웹스터 사전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영어권에서는 연말이 다가오면 권위를 자랑하는 영어사전들이 한 해를 풍미한 ‘올해의 단어’를 선정해 발표하는 것이 관행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립국어원’이라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부처가 국어의 사용에 관한 문제를 관장하는 데 비해 영어권에서는 그런 공식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영어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자랑하는 영어사전 가운데 하나인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최근 올해의 단어로 ‘오센틱(authentic)’을 선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사전이 지난해 선정한 올해의 단어는 ‘가스라이팅’이었다.
올해의 단어는 지난 한 해의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메리엄-웹스터가 올해의 단어로 이 단어를 꼽은 것은 단순히 사용 빈도가 높아서뿐만 아니라 이른바 ‘가짜 뉴스’ 논란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시절부터 퍼뜨려 왔고, 내년으로 예정된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의 가장 유력한 주자로 평가받는 현재까지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른바 ‘트럼피즘(Trumpism)’의 여파라는 분석이다.

가짜 뉴스의 범람과 오센틱의 부상


27일(현지 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오센틱'을 선정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오센틱은 ‘진본인, 진품인, 진짜인, 믿을 만한, 인증된’ 등의 의미를 지닌 단어로 ‘real’이나 ‘actual’과 비슷한 개념이다.

영어 어휘론 전문가인 피터 소코로프스키 메리엄-웹스터 사전 선임 편집자는 오센틱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 “메리엄-웹스터 사이트를 통해 오센틱을 검색한 건수가 워낙 많아 선정된 측면도 있지만, 올해 들어 특히 오센틱의 검색 건수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 예년과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올해만큼 가짜 뉴스 논란이 극에 달한 적은 없다는 설명인 셈이다.

소코로프스키는 “2023년은 오센틱이란 말이 가장 큰 위기를 맞은 한 해로 보인다”면서 “오센틱의 문제가 더 논란이 된다는 것은 오센틱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올해의 단어와 트럼피즘


트럼피즘이란 지난 2016년 미국 공화당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나와 선출된 트럼프가 쏟아내는 극단적 주장에 백인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대중이 열광하면서 나타난 현상을 지칭한다.

트럼프가 항상 가짜 뉴스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주목도를 높여왔다는 점에서 가짜 뉴스 문제를 빼놓고 트럼피즘을 논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통해 왔다.

인증 계정 중요성 설파한 머스크, 오히려 가짜 뉴스 진원지로 지목


CNN은 오센틱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것은 일론 머스크 X 총수가 반유대주의를 지지하는 발언으로 심각한 역풍을 맞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이목을 끈다고 전했다.

머스크 자신이 가짜 계정을 발본색원하겠다며, 믿을 만한 계정을 통해 글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X 계정의 인증 유료화에 팔을 걷어붙였으나 현재 그 자신이 X를 가짜 뉴스가 넘치는 온상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어서다.

실제로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머스크가 가짜 뉴스 논란에 휘말렸을 때마다 오센틱의 검색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