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경기 둔화로 글로벌 산업기계 업체 직격탄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경기 둔화로 글로벌 산업기계 업체 직격탄

재고 10년 만에 최고…재고 회전율 느려 성장에 위협
연간 순이익 늘어도 총 현금흐름 2500억 달러 감소
도쿄의 한 건설 현장에 있는 중장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쿄의 한 건설 현장에 있는 중장비. 사진=로이터
중국의 경기 둔화가 글로벌 대형 제조업체 산업기계 부문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5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업 재고가 4년 만에 30% 증가한 가운데, 특히 산업기계 부문의 재고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퀵 팩트셋(QUICK-FactSet)이 집계한 4353개 기업의 재고는 9월 말 기준 총 2조 1200억 달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019년 12월보다 28% 증가했다.

지난 3월 수치인 2조 2000억 달러는 10년 만에 최고치였으며, 9월 수치는 과잉 재고를 줄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초 대비 2% 증가했다.
재고는 경제 활동의 주요 지표다. 재고 회전율의 느린 속도는 팬데믹 이후 글로벌 성장을 억제할 위협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7~9월 분기 현재 재고를 소진하는 데 87.2일이 필요했는데, 이는 팬데믹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2020년 4~6월을 제외하고 지난 10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회전 시간이 긴 산업에는 산업 기계가 포함되어 10년 만에 최고치인 112일을 기록했다. 제어 장치와 같은 전자 장비는 140일을 기록했다. 조사 대상 40여 개 산업 중 70% 이상이 지난 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매출 기간이 더 길어졌다.

이처럼 재고 조정이 길어진 것은 중국에서의 판매 둔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 로봇 제조업체 화낙(Fanuc)은 중국의 자본 지출이 여전히 '관망' 모드에 있는 가운데 공장 자동화 장비의 재고 조정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어컨 제조사 다이킨공업은 "부동산 부문의 어려운 여건으로 인해 업계 전반에 걸쳐 재고 청산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유럽 ​​경제도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웨덴 산업 기계 제조업체인 샌드빅(Sandvik)은 재고 조정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일본 건설 장비 제조업체인 코마츠(Komatsu)의 유럽 대리점의 재고가 높으며 주문이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은 북미에서도 일본 미쓰비시전기는 대리점 재고가 쌓이면서 에어컨과 가전 부문 매출이 감소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커민스(Cummins)는 높은 유통업체 재고로 인해 건설 장비 엔진 판매도 비슷한 둔화를 겪고 있다.

재고 과잉은 현금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비교 가능한 데이터가 있는 4,076개 기업의 최근 연간 순이익은 총 9459억 달러로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42%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현금흐름은 좀 더 느리게 증가하여 24% 증가한 1조 3,80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재고 증가로 인해 총 현금 흐름이 2500억 달러 감소했다.

중국 정부의 부양 조치의 영향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미국 소비자 지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공장 재고가 얼마나 오랫동안 높은 상태로 유지될지는 한동안 불명확할 가능성이 높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