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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구매 후결제' 휴가시즌 쇼핑 급증…연 최고36% 고금리에 빚폭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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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구매 후결제' 휴가시즌 쇼핑 급증…연 최고36% 고금리에 빚폭탄 우려↑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의 쇼피파이 본사 건물 밖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의 쇼피파이 본사 건물 밖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
11월 블랙프라이데이에 이어 사이버 먼데이까지 지난 휴가 쇼핑 시즌, '선구매 후결제(BNPL)' 결제 방법을 이용한 미국인들 수가 크게 늘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이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가맹점 이외에는 이자가 없는 할부 결제 방식인 현대판 예약할부제 이용이 이번 휴가 시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어도비(Adobe)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선구매 후결제 방식이 11월 들어 온라인 지출에서 101억 달러를 차지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미국의 가계 저축이 정부 지원금이 넘쳐나던 코로나19 사태 당시 이전 기록을 밑돌면서 선구매 후결제(이하 BNPL) 수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 심리가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많은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새해에 더 많은 청구서를 받게 되며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년간의 높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쇼핑객들에게 가격 상승의 부담을 주면서 지불 연기 방식은 부담에 대처하는 한 가지 방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리서치 그룹 컨슈머 리포트의 델리시아 레이놀즈 핸드는 "더 많은 비용이 드는 환경 속에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없는 빚 부담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음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고 말했다.

약 10년 전 BNPL은 유럽과 호주에서 인기있는 결제 방식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 미국에서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미국 소비자 금융 보호국(이하 CFPB)에 따르면 2019~21년 사이에 이러한 빚 규모가 거의 10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9월 보고서는 "지나친 결제 연기의 위험, 즉 BNPL 방식의 빈번한 이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도한 부채 축적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2023년 학술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BNPL을 이용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0%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올해 기록적인 휴일 시즌 매출을 달성한 전자 상거래 그룹 쇼피파이(Shopify)는 판매업체가 BNPL을 사용해 더 높은 매출을 달성하도록 권장했다.

레이놀즈 핸드는 많은 BNPL 회사들이 최근 몇 달 동안 무이자 할부에서 이자가 붙는 할부 대출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소비자 비용이 증가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대표적인 BNPL 회사 중 하나인 어펌(Affirm)은 투자자들에게 최근 분기 총 상품 거래량의 74%가 이자부 대출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린포드 재무최고책임자(CFO)는 최근 주주 서한에서 BNPL 대출의 90% 이상이 최고 연 36%의 금리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어펌 측은 연체료나 다른 숨겨진 요금을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성공적으로 재정을 관리하고 책임감 있게 신용 확장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BNPL 결제 회사들은 연체료를 부과한다. CFPB에 따르면 평균 135달러의 대출 규모에 대해 종종 약 7달러의 지연 결제 연체료를 부과한다.

한 가지 우려 사항은 BNPL 결제 방식이 신용카드나 다른 형태의 신용과 동일한 보고 의무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개인의 BNPL 사용 범위가 서로 다른 판매업체 간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핀테크 위원회 거래그룹의 공동 설립자이자 대출클럽의 전 규제 전략 및 공공 정책 책임자인 아멘 메이어는 "BNPL은 보고되지 않기 때문에 대출이 크게 쌓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연준에 따르면 3분기 미국인의 신용카드 부채는 1조 800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540억 달러 증가했으며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지난 3월 CFPB 조사에 따르면 BNPL 사용자의 88%가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평균적으로 BNPL 이용자들은 부채가 많고, 신용카드에 의존하며, 기존 신용 상품에 연체 실적이 있으며, 고금리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밝히고 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