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전범으로 지목된 후 처음으로 중동을 공개 방문했다. 이는 향후 푸틴의 활동 반경이 더욱 넓어질 수 있는 전조라는 차원에서 예사롭지 않다.
푸틴은 모스크바가 서방으로부터 점점 더 고립되는 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걸프만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해왔는 데, 최근 유가의 하락에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침공으로 중동 국가들과 이해가 부합한 것이다.
푸틴의 방문은 세계 에너지 자원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석유 문제에 러시아가 중동과 한배를 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형사재판소 창립 조약에 서명하지 않아 푸틴이 자국 영토에 들어가더라도 그를 체포할 의무가 없다.
이는 이익을 위해 언제든 정책 노선을 바꾸는 냉혹한 국제질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 경제와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벤트다.
푸틴 대통령과 왕세자는 OPEC+의 생산량 감산 방안을 비롯해 유가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OPEC+는 유가 하락을 막으려 추가 감산을 검토 중이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OPEC+에서의 협력에 대해 다시 논의했다”라며 “국제 에너지 시장을 적정한 수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상호작용에 대한 큰 책임을 지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푸틴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을 미국 외교의 실패라고 비난하며, 모스크바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와 우호 관계여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빈살만도 “러시아, 사우디, 중동 및 세계의 이익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는 많은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만남 이후 세계의 주요 관심사인 감산 등 유가에 영향을 줄 논의에 대해서밝히지 않았지만, 양자의 회동 결과가 OPEC+의 추가 감산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다.
다만, 최대의 산유국인 러시아와 사우디 사이에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점이 있어 감산 협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어 재정난을 겪고 있어, 그간 생산량 감산에 소극적이었다. 반면, 사우디는 유가 하방을 막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자는 입장이다.
푸틴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거의 떠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회동은 그의 중동 순방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푸틴은 사우디 방문에 앞서 UAE를 방문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회담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엔 COP28 기후 회담이 열리는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도착한 후 알 나흐얀 대통령과 에너지 산업과 첨단 기술 분야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는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둘 다 서방으로부터 배척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2019년 10월 이후 최초 대면 회담이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으며, 왕세자는 사우디 영사관에서 사우디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미국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푸틴의 중동 순방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대한 제재를 통해 모스크바를 고립시키려는 서구 시도가 실패했음을 보여주려는 그의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는 러시아가 아직도 국제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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