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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쉬인의 미국 상장 추진, 기업들의 탈 중국화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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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쉬인의 미국 상장 추진, 기업들의 탈 중국화 단면

중국 전사상거래업체 쉬인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전사상거래업체 쉬인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 패스트패션 쉬인(SHEIN)이 미국 주식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탈 중국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6일 외신은 쉬인은 평가액 900억 달러를 목표로 기관투자가에 대한 설명회를 마치고 본격적인 주식공개를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흥미로운 것은 쉬인이 해외 주식공개에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비중국 기업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쉬인은 2022년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며 창업자 크리스 슈가 싱가포르 영주권을 취득하기도 했다. 또한 싱가포르에서 로드젯 비즈니스사가 2021년 말부터 쉬인의 글로벌 사이트를 운영하며 중국 국내판 '희음전상' 상표 등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쉬인은 현재 미국, 브라질, 아일랜드, 중국 화난 지역 등에 운영 센터를 두고 전 세계 150여 개 국가 및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욱이 본사가 중국에 있지 않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지난 2월 17일 발표한 '국내 기업의 해외 증권 발행 및 상장에 대한관리 시범 시행 방법'과 그와 관련된 5개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필요가 없으며 당연히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공고 목록에도 오르지 않는다.
쉬인은 이로 인해 기업공개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초 미국 20여 명 의원들이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쉬인의 어떠한 IPO도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중국 기업이 미국에서 상장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5월 발표된 자금 조달 과정에서 쉬인의 매출액이 확대됐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가액은 660억 달러에 그쳐 1년 전 1000억 달러 평가에서 평가절하됐다.

결국 쉬인이 중국 국적이 아닌 다른 국적으로 미국 IPO를 감행하려는 것은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목적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쉬인은 지난 2022년 11월 투자은행 베어스턴스 도널드 탄을 이사이자 부회장으로 맞이했다. 또 2023년 초에는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인 손정의의 오른팔이었던 마르셀로 클라우레를 라틴아메리카 지구 회장으로 임명하고 몇 달 후에는 그룹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인수도 적극적이었다. 8월 중순 패스트 패션 브랜드 포에버21(Forever21)의 모회사인 스팍(SPARC) 그룹의 인수를 발표했으며, 지난 10월 말에는 영국 프레이저스그룹(Frasers Group) 산하 패스트패션 브랜드 미스가이디드(Missguided) 및 브랜드의 모든 지적재산권을 인수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영국 브랜드 탑샵(Topshop)의 인수 의사가 알려지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글로벌 패션 그룹으로 발돋움을 하려다 보니 중국이라는 국적을 탈피하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쉬인이 유연한 공급 체제를 무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으로 세계시장의 정책이나 규제에 견제받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외신들이 "쉬인은 점차 중국과의 관계를 끊고 있다"라고 코멘트하는 이유다.

미·중 경제·안전 보장 조사 위원회(USCC)는 지난 4월에 발표한 애널리스트 리포트에서 쉬인이나 테무(Temu) 등 중국발 이커머스에 데이터의 안전성, 구입 규칙 위반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이런 배경에는 틱톡과 같이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견제 심리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사와 미국 조사회사 Data.ai가 공동으로 주요 이커머스앱의 월간 사용자와 다운로드 수 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인 테무와 쉬인의 미국 사용자 수는 총 1억1000만 명으로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의 90% 이상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테무의 미국 사용자는 세계 전체 약 41%, 쉬인은 약 18%를 차지해서 전부 아마존을 웃도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일본 경제신문 36KR재팬은 “결국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중국 국적을 탈피하려는 쉬인의 움직임은 중국의 자국 시장에 대한 매력과 경제 하락이 불러온 나비효과라고 볼 수 있다”라며 “만약 쉬인이 성공적으로 글로벌 기업에 안착한다면 기업들의 탈 중국화는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