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를 뒤흔든 이슈로 올 한해 구글을 통한 검색을 기반으로 전쟁, 기후변동, 글로벌 사우스를 꼽았다.
구글에서 전쟁이 검색된 것은 2023년 한 해 동안 총 130억회 이상으로, 2022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기후 변동은 올해 총 40억회 이상 검색돼,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글로벌 사우스가 검색된 것은 2023년 한 해 동안 총 20억 회 이상으로,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한 수치다.
이에 2023년 글로벌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초대형 사건으로 전쟁, 기후 변동, 글로벌 사우스로 꼽아 보았다.
글로벌 사우스는 자유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이들 사이에 힘의 균형을 좌우할 진영으로 부상했다. 아직 확실히 규합된 단일 세력은 아니지만,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은 글로벌 지경학에 변화를 초래할 초대형 이슈다.

글로벌 사우스, ‘제3세계’ 넘어 ‘포스트 서구’로
2023년에는 글로벌 사우스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됐다.
글로벌 사우스에 속하는 125개 국가의 GDP 합계는 2023년 기준 세계 GDP 가운데 약 40%이며,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따라서, 영향력은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특히, UN 등 국제기구에서 표 대결 과정에서 막강하게 나타났다.
인도는 2023년 G20 의장국이 되어 전 세계 120여개 개발도상국 정상들을 초청해 ‘글로벌 사우스의 목소리’ 제하로 대규모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인도가 제3세계 국가들의 맹주로서 결집력을 과시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모두 이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
유엔 총회에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주도하는 결의안이 채택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IMF 등 국제기구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의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자유 진영 태도에 강한 불만과 분노를 표현했다. 이들은 기존 글로벌 질서가 미국과 유럽 주도로 운영되고 있어 자신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보였다.
이에, 자유 진영은 글로벌 사우스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의 질서를 보존하고 확산하기 위해 폐쇄적 외교정책을 폐지하고 중남미, 태평양 도서국가,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지원을 적극 추진했다.
이에 중국은 일대일로 차관 제공으로, 러시아는 식량과 석유 자원을 앞세워 글로벌 사우스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올해 8월 남아공에서 열린 브릭스회의에서 일부 글로벌 사우스가 신규 회원이 됐다.
향후 미국의 단일 패권이 흔들리면서 미·중 사이의 갈등이 더 고조되고, 자유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사이의 갈등이 증폭될 경우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할 세력이 글로벌 사우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보다 공평하고 포용적 세계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보다 다극적인 국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여론, 평판이 이들 국가의 압도적 수적 우위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아직 이들 국가들이 단일 대오까지 형성한 것은 아니고 자유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에 더 가깝거나,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실리를 우선 추구하는 세력군으로 나뉘지만, 이들의 지지 확보 여부가 향후 국제사회의 주도권 행사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은 자유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사이의 갈등이 고조될수록 더 확대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