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웹툰은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 3개 작품이 지난해 일본에서 각각 월 매출 1억 엔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성장세를 이끈 것은 일본 온라인 만화 앱 ‘라인망가’에서 연재 중인 ‘입학용병’으로, 월 매출 1억 8000만 엔을 넘기며 라인망가 서비스 단일 작품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일본 만화 시장에서 한국 웹툰의 성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 만화 콘텐츠의 일본 수출액은 2016년 915만 달러(109억 원), 2017년 974만 달러(116억 원), 2018년 1160만 달러(138억 원)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2021년도 기준 한국 만화 수출 국가별 비율은 일본이 40.1%로 가장 높았다.
이러다 보니 일본 언론도 연일 한국 웹툰의 가파른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닛텔레뉴스NNN은 “한국을 대표하는 K콘텐츠 중 K-POP과 음식, 화장품 등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지만 최근 들어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단연 웹툰”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이 주목하는 웹툰의 경쟁력은 단연 로컬라이징, 즉 현지화다. 일반적으로 해외에 수출되는 만화의 현지화는 번역에 완벽함을 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한국의 웹툰은 더 깊게 들어가 그 나라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작화로 바꾸는 현지화도 진행하고 있다. 거리의 간판이나 소소한 아이템, 용어 등을 바꾸는 디테일을 선보이고 있다. 또 스토리 상에서 나오는 화폐를 현지에 맞춰 바꾸기도 한다. 나라에 따라서는 피부색이나 옷차림, 종교에 민감한 나라에서는 배경까지 놓치지 않는다.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며 현지 독자들에게 문화 차이에 따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다가가는 것이 특징이다.

또 일본에서는 ‘세로읽기’를 주목하고 있다.
일본 만화는 진출 국가를 막론하고 ‘가로읽기’로 보급을 해 왔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페이지를 넘기며 보는 방식인 이 가로읽기는 가독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일본은 특유의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이를 고집해 왔다.
그러나 한국 웹툰의 보급과 흥행으로 가로읽기를 고집하던 일본 만화에도 변화가 생겼다. 스마트폰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도록 세로로 읽을 수 있는 세로읽기 방식이 가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일본 만화 시장도 세로읽기가 도입되고 있다.
또한, 웹툰은 회당 3~5분 정도 분량만 제공돼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고, 연재 주기가 짧다는 점 등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업계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시장 규모도 차이가 난다. 일본의 출판과학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만화산업 규모는 2018년 기준 4414억 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선 중국 시장(2597 억엔)에 비해 압도적인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한국 만화와 웹툰이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시장을 석권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웹툰을 위시한 한국 만화산업도 성장을 거듭해 미국의 1177억 엔과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닛텔레뉴스NNN은 “일본 시장에서 한국 웹툰의 미래는 얼마나 고유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을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