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도미넌스 급속 추락

비트코인(Bitcoin, BTC)을 대량 보유한 상장 기업들의 급증이 이번 시장 사이클의 '버블'로 번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이 실질적 가치 없이 주식을 발행해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는 구조를 '전통 금융판 시트코인'이라며 거품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시가총액(시총) 상위 5위권 주요 알트코인들의 주간 상승률이 비트코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7배 가까이 벌어졌다.
뉴스BTC에 따르면, 가명 투자자 스택 호들러(Stack Hodler)는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은 이번 사이클의 잡코인"이라며 "본질은 주식을 찍어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편승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들 기업이 단기적으로 투기적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지만, 결국 매도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테판 리베라(Stephan Livera)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사례를 언급하며 "직접 비트코인을 보유할 수 없는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를 고려하면, 일부 트레저리 기업의 존재는 정당화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스택 호들러는 "MSTR를 제외한 카피캣 기업들이 본질적 가치 없이 주식 발행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The Wolf of All Streets' 진행자 스콧 멜커(Scott Melker)는 "빚을 내서 비트코인을 사는 트레저리 기업들이 이번 사이클의 새로운 거품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으며, 시장 분석가 데이브 와이스버거(Dave Weisberger)는 "거품은 항상 부풀고 나서야 문제다. 현재 비트코인은 거품 구간이 아니다"라며 다소 온건한 입장을 취했다.
테크니컬 애널리스트 피보스와니(FiboSwanny)는 "버블이 있다면 실제 비트코인보다 이를 둘러싼 금융 상품과 레버리지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스완(Swan) CEO 코리 클립스텐(Cory Klippsten) 역시 "이미 예상한 일이었고, 이제 피할 수 없는 시점"이라며 우려를 덧붙였다.
현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필두로 일본 메타플래닛(Metaplanet), 셈러 사이언티픽(Semler Scientific), KULR 테크놀로지(KULR Technology) 등 다수의 기업이 비트코인 중심 전략으로 수십억 달러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로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상승장에서는 효과적이지만, 하락장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스택 호들러는 "결국 비트코인이야말로 가장 우수한 위험 대비 수익 자산"이라며 "길고 험한 여정 속에서 수많은 '더 나은 비트코인' 유혹을 이겨내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라고 경고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103,70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이더리움과 리플, 솔라나 등 알트코인 대장주들의 상승률이 비트코인을 압도했다. 비트코인 대비 알트코인의 상대적 강세는 알트장(알트코인 강세장)의 대표적 신호다. 비트코인 도미넌스(시장 점유율) 하락세까지 겹치면서 알트장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알트코인은 지난 1월부터 이어진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으로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유독 약세를 보여왔다. 비트코인보다 위험자산으로 인식된 알트코인에 흘러갈 자금이 더욱 제한됐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올해 알트코인은 끝났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미중 관세 협상 타결에 따라 알트코인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더 높은 알트코인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자금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완만하게 상승하는 동안 시장의 유동성이 알트코인으로 이동할 때 알트코인은 비트코인보다 더 큰 상승폭을 보인다.
여기에 각 알트코인 대장주들의 고유 호재들도 힘을 보탠다. 이더리움은 대표 상승 동력인 기술 업그레이드 '펙트라'를 마쳤고, 리플은 오랜 기간 악재로 작용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적 분쟁을 종결했다. 솔라나 상승 모멘텀으로 꼽히는 밈코인도 최근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종합하면 현재 알트코인 상승은 시장 심리 회복과 펀더멘털 개선 등이 함께 견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알트장 도래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인 비트코인 도미넌스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지난 6일 동안 4% 하락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전체 가상자산 시총 중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만 몰리고 있음을, 하락하면 비트코인 외 자산인 알트코인으로 분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뚜렷한 하락세로 전환될 경우 알트장 도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초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70%에서 40% 밑으로 급락했을 당시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알트코인 대장주들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현재까지 대표적인 알트장 사례로 꼽힌다.
라울 팔 리얼비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현지시간) X를 통해 "비트코인의 일간, 주간, 월간 디마크(DeMark) 지표 모두 도미넌스 고점을 가리키고 있다"며 "지난 2017년, 2021년 순으로 비트코인 도미넌스 고점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이 맞다면 지금이 알트코인 강세장이 본격화될 신호"라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상위 125개 알트코인 시가총액을 추종하는 지표가 지난 1월부터 유지된 하락 추세선을 상방 이탈했다"며 "이같은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면 알트장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금융당국의 알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결정 연기 등이 이같은 흐름을 제한할 수 있다. 이더리움 이후 3번째 현물 ETF 출시는 올해 알트코인 대표 상승 재료로 꼽힌다.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언폴디드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그레이스케일 솔라나 및 라이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 결정을 연기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