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日증시, 버블 이후 최고치…연준 매파 발언에 엔저 효과 더해

글로벌이코노믹

日증시, 버블 이후 최고치…연준 매파 발언에 엔저 효과 더해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일본 도쿄증시가 크게 반등했다. 미국 반도체 등 하이테크주의 강세와 엔화 약세·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도쿄 닛케이25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크게 반등하며 장중 한때 600포인트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3만6000엔을 넘어서며 1990년 2월 이후 약 3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는 버블경제로 일본 경제가 최고 호황을 누리던 시기다.

이날의 도쿄증시는 거래 전부터 투자자들의 상승 기대감으로 폭넓은 종목에서 매수세가 우세했다. 지난 15일 종가는 전 주말 대비 324.68엔 오른 3만5901.79엔으로 6거래일 연속 상승하기도 했다. 버블 붕괴 후 최고치 경신은 5일 연속이다.

일차적인 상승 요인은 미국 반도체주 강세로 분석된다. 16일(이하 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AMD는 반도체 수요 관련 전문가들의 낙관적인 논평 속에서 8.3% 급등했으며, 엔비디아는 3.0% 올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1.3% 상승했다.
이로 인해 도쿄증권거래소 1부 시장에 상장된 모든 종목을 대상으로 하는 도쿄증권주가지수(TOPIX)도 29.97포인트 오른 2533.95를 기록했다. 반도체 관련 종목에 매수 주문이 집중되면서 평균 주가가 상승했다.

그러나 일본 주가의 폭발적인 상승은 비단 미국 하이테크 분야의 강세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 인사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의 발언 또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윌러 이사는 16일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정책변화를 서둘지 말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연설을 통해 "지난 몇 달간 경제지표는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를 가능하게 한 것이 사실이다"라면서도 "최근 추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남아있으며, 이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변화가 신중하게 조절되고 또한 서둘러서 진행되지 말아야 할 것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자 미국 장기 금리가 상승하는 한편,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17일 오전 9시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147엔대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오후 5시 146엔대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1.07엔 상승한 수치로, 큰 폭의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드러난 것이다.
이로 인해 수출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에 매수 주문이 쏟아졌고, 자연스럽게 일본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패스트리테일링 등 실적이 양호한 대기업들이 상승세를 그렸으며 레이져테크(+3%), 미쓰비시(+3.2%), 마루베니(+2.7%) 등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해운주와 증권주·은행주도 강세다.

특히 해운주는 예멘의 반정부 무장세력 ‘후티’의 그리스 화물선 공격 사건으로 홍해 운항이 어려워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해상운임 상승이 전망, 강세장을 맞이했다.

여기에 더해 15일 도쿄증권거래소가 자본 효율성 개선을 추진하는 상장사 공시를 시작하면서 투자 관점에서 저평가된 종목이 다시 매수되는 흐름도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주식을 미처 사지 못한 투자자가 여전히 많은 상태에서 주가가 계속해서 오르자 뒤늦게 따라가려는 흐름도 포착된다”며 선발 주자들의 뒤를 따라 투자하는 세력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일본증시의 오름세는 4월 일본은행 금융정책 회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마이너스금리를 해제하지 않는다면 엔저로 인한 수출 기업들의 고실적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요미우리는 “전날 하락한 종목을 사는 투자자들도 있어서 과열감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