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와 불편한 관계인 사우디는 여전히 유보적 입장 피력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4개국이 새롭게 브릭스에 가세하기로 최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브릭스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의 대안으로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등 5개국이 주도해 지난 2009년 출범시킨 반서방 협력체다. 최근 사우디와 이란, 이집트,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UAE)가 참여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 10개국을 아우르는 협력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남아공 외교 장관 “사우디 등 5개국, 브릭스 가세키로 했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브릭스 의장국이었던 남아공의 외교부 장관 입을 통해 전해졌다.
날레디 판도르 남아공 외교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들 5개국이 브릭스에 가세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팔도르 장관은 “지난해 8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아르헨티나까지 포함해 6개국에 대해 가입 권유하는 방안이 결정돼 전달이 됐고 그 결과 가입을 사양한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이들 5개국이 가입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여전히 유보적 입장(?)
그러나 팔로드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사실인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의 경우 판도르 장관의 발언이 나온 뒤 익명의 사우디 고위 관리가 “아직 브릭스의 가입 요청에 공식적으로 수용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며 현재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브릭스 의장국인 남아공 정부 고위 관계자의 이같은 발언에도 사우디가 아직 미확정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사우디가 UAE와 최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둘 다 중동을 대표하는 산유국인 사우디와 UAE는 중동지역의 패권과 경제적 이권 등을 놓고 기본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데다, 지난 1월 UAE에서 열린 중동국 정상회의에 사우디 왕세자가 참석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4개국 브릭스 참여에 관심
사우디의 경우는 차치하더라도 브릭스의 몸집이 커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판도르 장관에 따르면 이들 5개국뿐 아니라 총 34개국에서 브릭스 참여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판도르 장관은 “올해 브릭스 의장국인 러시아 정부에게 이들 나라가 브릭스에 가세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브릭스 회원국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비해 현재 사실상 글로벌 기축통화로 기능하고 있는 달러화에 맞서 브릭스 회원국들 간 국제 교역에 회원국 통화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