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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소 기술력 ‘세계 1위’ 자부하더니 시장은 경쟁국에 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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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소 기술력 ‘세계 1위’ 자부하더니 시장은 경쟁국에 내주나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 국제 오토쇼에서 수소 펌프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 국제 오토쇼에서 수소 펌프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고를 자부하던 일본의 수소 기술이 미국과 중국, 유럽 등 경쟁국가들의 거센 추격에 역전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십 년 간 기초 기술 연구에만 몰두한 나머지 정작 상용화가 늦어져 경쟁국에 산업 점유율을 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닛케이아시아는 “2017년 수소 국가 전략을 수립한 일본이 이제야 자국 내 수소 에너지 발전 기업을 위한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경쟁국가들에 일본이 역전당할 위기에 처했다”라고 보도했다.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에 따르면 청정 수소 시장은 2030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 무역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2050년에는 연간 1조400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런 유망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일본은 선두를 달려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일본은 2011~2021년 세계 수소 특허 1위로 국제 출원의 24%를 차지했다. 28%를 차지하는 EU 회원국 전체 특허 출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는 일본 경쟁국들이 거세게 추격해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일본이 정책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상용화에 등한시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2년 EU는 수소 1000만 톤을 생산하고, 2030년까지 추가로 1000만 톤을 수입할 계획이다. 260억 유로 이상의 공공 및 민간투자 프로젝트도 승인된 상태다.

미국은 2030년까지 약 1000만 톤 배출이 목표다. 여기에 더해 수소 생산업체의 세금 공제안을 통과시켰으며, 국가 생산 허브 개발을 돕기 위해 7개 프로젝트에 70억 달러의 연방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도 수소 상용화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중국은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주요 장치인 수전해조를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 IEA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수전해조 장치는 1.2기가와트로 기존 세계 용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지난해 9월 중국과 같은 대규모 투자가 유럽과 북미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특허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은 2001년이후 연간 14%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또 IEA는 한국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전체 특허 출원 건수의 8%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반면 일본은 수소 상용화를 위한 국가적 지원책이 지지부진하다. 토요타, 미쓰비시, 아사히카세이, 도레이 산업 등 다양한 기업이 자체 계획을 수립했지만, 이에 대한 지원책은 이번 정기국회에서나 논의될 예정이다. 일본이 지난해 6월 업데이트한 '수소 기본 전략'을 보면 일본 기업의 입지 강화를 위한 간단한 조치들만 언급됐다. 연간 200만 톤의 수소 소비량을 2030년까지 300만 톤, 2040년까지 1200만 톤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수립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사사키 카즈나리 규슈대학 수소 연구 석좌교수는 "일본은 수소 정책에 대해 기어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며 "경쟁국들이 상당한 속도와 규모로 수소 사용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추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사키 교수는 일본이 수소 산업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다면 태양광이나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내줬던 경험을 다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 CATL과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이다. 태양광에너지와 배터리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던 일본은 상용화에 늦어 중국과 한국에 추월당했고 현격한 격차가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이시하라 도시카즈 일본 재생 에너지 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기존의 정책들은 일본의 청정 수소 역할 확대에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라며 ”지속적인 탈탄소화 압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두르지 않으면 일본 내 기업들은 궁지에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