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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글로벌 무역서 드러난 '재세계화'…2024년 더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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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글로벌 무역서 드러난 '재세계화'…2024년 더 속도낸다

글로벌 무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분리가 가속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무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분리가 가속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2023년 글로벌 무역은 미국과 중국의 분리가 계속되는 '재세계화'를 확인하는 현상들이 두드러졌다. 재세계화는 세계화 재편, 재구성을 의미한다. 자유무역주의가 이념과 안보에 대한 견해차로 곳곳에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것이다.

미·중은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세계화를 강화해 왔으며, 2023년 글로벌 무역의 결과는 이를 수치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거대 경제 대국의 분리로 글로벌 교역 증가율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0.8%로 둔화했다. 서비스 교역도 5.6% 감소했다.
미국과 중국의 분리는 세계 무역 패턴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 기업들은 불안정한 미중 관계로 공급망을 다양화했다. 핵심은 니어 쇼어링과 프렌즈 쇼어링이었다. 니어 쇼어링은 미국 인근 국가에 공급망을 두는 것이고, 프렌즈 쇼어링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동맹국 사이에 공급망을 구축하고, 지정학적 경쟁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을 줄이고 멕시코와 같은 인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을 늘렸다. 멕시코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인 USMCA에 힘입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았다. 미국과의 육로 운송이 가능하고 인건비와 토지비용이 저렴해 미국 기업들의 공장 설립과 이전이 용이한 장점으로 미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미국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총 4272억 달러를 수입했다. 전년보다 약 20% 감소한 규모다. 반면, 멕시코는 미국에 2022년 대비 5% 증가한 4,756억 달러를 수출했다. 멕시코가 미국의 주요 상품 공급원이 된 것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니어 쇼어링 전략과 중국 경기 둔화 때문이었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공급망을 새로 구축한 미국 제조 기업은 2020년에 비해 6배 증가했다. 특히, 미국의 대형 바이어 입찰을 받은 공급망이 514% 정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동남아시아도 주요 제조업 중심지인 중국과 가까워 다각화에 유리한 곳으로 프렌즈 쇼어링의 혜택을 누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9월에 베트남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유망한 파트너라고 말했으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도 미국 기업들의 관심을 받았다.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스마트폰은 2023년 약 10% 줄어든 반면 인도에서 수입은 5배나 늘었다. 노트북 수입도 중국산은 약 30% 감소하고 베트남산은 약 4배나 수입이 늘었다. 중국 기업들도 지정학적 위험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급망을 다양화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및 멕시코,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일본과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감소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10월 누계 기준 한국의 미국 수출액은 1172억 달러, 중국 수출액은 1277억 달러로 중국이 높았지만, 월간 한국의 대미 수출액도 지난 12월 2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액을 넘어섰다.

중국과 긴밀한 무역 관계를 누려온 유럽도 교역이 위축된 것이 확인되었다. 중국은 1~11월 영국 수출국 중 1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중국과 미국, 유럽 관계가 냉각되면서 중국과의 교역이 줄어든 것이다. 독일도 2023년 중국산 수입이 13% 감소했다. 이후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독일의 1위 무역 상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해관총서(GAC)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상품 무역은 경제 둔화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중국의 수출량은 지역이나 국가적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경기 둔화로 중국의 대미 수출은 20% 감소했다.

반면, 신흥국들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두르러진 특징이다. 중국의 아세안 수출은 7.7% 증가했으며, 아세안 수입도 14.1% 증가했다. 중국은 아세안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하여 상호 투자와 무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브라질, 호주, 러시아 등 원자재 수출국과의 무역을 늘렸으며, 이들 국가로부터 철광석, 대두, 원유, 천연가스 등을 수입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2024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IMF는 2024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중국 부동산 위기, 유로존 경기 하강, 주요국 통화 긴축 속도 조절 등으로 3.1%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세계 무역이 2024년 3.3%, 2025년 3.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갈등, 주요국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경제 블록화와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았다.

이는 한국의 무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수출은 전년 대비 7.9% 증가한 6800억 달러, 수입은 3.3% 증가한 6660억 달러로 14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된다. 반도체 등 IT제품이 전체 수출 성장세를 주도하는 가운데, 세계 교역 및 아시아 교역의 개선 흐름이 한국 수출 상방 요인으로 작용해 13대 주력 품목 수출이 모두 증가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