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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아세안, 트럼프 복귀 대비 주요 정책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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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아세안, 트럼프 복귀 대비 주요 정책 재검토

올해 치러질 미국 대선 결과가 아세안과 인도에 대한 미국 주요 정책에 큰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치러질 미국 대선 결과가 아세안과 인도에 대한 미국 주요 정책에 큰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인도와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의 주요 정책 전환에 직면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 관계, 대(對)중국 정책, 국제기구 내 미국의 역할 등에서 기존의 공식을 탈피하고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했다. 이는 중국 위협을 받는 아세안 주요 국가에 미국과의 관계 불확실성 증가, 안보 협력 약화, 경제 협력 위축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간, 바이든 현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와 태평양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친미 전선 구축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제를 통해 동맹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다자간 협력을 활성화했다.

이에 인도와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 위협으로부터 어느 정도 안정감을 회복하고, 미국과의 관계 회복, 안보 협력과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노선을 밟아 왔다.
실제 트럼프 재임 당시 기간과 비교해서 바이든 임기 동안 미국과 인도와의 교역 비중은 0.2%, 미국과 아세안의 교역 비중은 1.2%가 늘었다. 이는 인도와 아세안에는 큰 이익이 되는 장사였고, 바이든과 미국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가 됐다.

하지만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이 노선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미국이 이 지역에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인 인도에서 변화가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인도는 바이든 행정부와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면서 향후 글로벌 빅3 진입 전략을 펼쳐 왔다. 하지만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인도 우대정책이 사라질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도·태평양에서 인도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는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모디 총리는 3선 성공 시 11월 미국 대선까지 상황을 관망하겠지만, 트럼프가 재집권하고 인도 전략을 수정할 경우, 미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인도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및 인도·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미국을 묶는 I2U2 참여를 재검토할 것이며, 중국과 러시아 관계에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국가들과 미국의 관계는 조금 더 복잡하다. 다자 경제협상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했다.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과의 무역 비중이 증가한 바이든 시대를 선호한다.

미국 총무역 대비 아세안 무역 비중은 트럼프 집권(2017~2020) 당시 22.4%, 바이든 집권(2021~2023) 기간에는 23.6%로 바이든 시대에서 아세아 무역 비중이 트럼프 시대 대비 1.2% 정도 증가했다.

TPP는 2016년 2월 12개국이 서명했으나 미국이 2017년 탈퇴했다. 남은 11개국은 2018년 3월 CPTPP로 개정하여 발효했다. 미국은 중국 영향력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산업과 고용에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탈퇴했다.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재가입을 촉구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영향력과 농산물 관세 철폐 등 민감한 문제를 이유로 재가입보다는 IPEF를 제안했다. 14개국이 참여한 상태고, 무역·공급망·청정경제·공정경제 등 4개 분야 상품과 서비스 거래에 대한 공통 규칙을 만들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으며, 시장 개방 요구 대신 환경·인권·노동 등 고급 표준을 도입하려고 한다.

아세안 국가들은 참여를 결정했으나 그 혜택에 회의적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IPEF를 탈퇴할 수도 있다고 본다. 미국의 변덕에 신뢰가 더 떨어질 수 있다. 아세안은 트럼프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할 수 있으며, 안보적 지원 철회를 이유로 미국 편을 들라고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아세안 국가들은 경제를 위해 혹은 안보 위협을 받지 않기 위해 중국으로 기울 수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인 일본 역시 미국과의 관계에 큰 변화를 직감하고 대비에 나서고 있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와 긴밀한 안보 및 경제 협력을 맺어 왔지만, 트럼프 재집권 시 이 노선에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으며,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하면서도 무역 재협상 가능성, 미국-일본 관계 변화에 따른 안보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 재집권에 대비해 인도와 일본,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과의 관계 재정립 또는 중국 눈치 보기 등 선택에 직면해 있다. 이들의 행보는 각국이 처한 전략적 이익과 국익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겠지만, 인도·태평양의 질서 변화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