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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실채권, 장기 경기 침체 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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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실채권, 장기 경기 침체 위험 '경고'

채권으로 부동산 도산 막았지만

지난달 29일 중국 상하이의 컨트리 가든에서 진행 중인 주택 개발 현장.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9일 중국 상하이의 컨트리 가든에서 진행 중인 주택 개발 현장. 사진=로이터
중국의 심각한 부실채권 문제가 중국 경기의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닛케이는 2023년 중국 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담보로 하는 채권 판매가 46% 증가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 둔화로 채무 불이행이 발생하면, 중국 경제에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실채권의 급증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부분은 국유기업들의 잠재적 부실까지 고려하면, 실제 부실채권 비율이 드러난 수치보다 더 높을 수 있다.

중국 부동산 침체가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 둔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부실채권의 규모가 커질 경우, 중국의 금융 시스템 전반에 불안정성이 더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정책 수단이 제약되어 올해 회복을 노리는 중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누적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부실채권 규모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일본 정부의 ‘세계 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중국 부실채권 발행 규모는 466억 위안(약 6조 6800억원)으로 2022년 320억 위안에서 46% 증가했다.

이에 닛케이는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개선 및 금융 시스템 안정화 정책 효과가 여전히 불확실하므로, 중국 경제 회복에 기대를 걸기보다는 장기적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할 때라고 말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부동산 기업들의 상환 지연, 부도 우려 등 부실 문제가 심각한 논란이 되자, 당장 문제 해결을 위해 부동산 기업의 부실한 채권을 사들이도록 요청하고, 보유할 수 있는 총액을 늘리는 것을 허용해 주었다.

하지만, 이런 조치로 연쇄 도산 등을 막을 수는 있었지만,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자, 부실채권의 규모가 더 커졌다. 은행이 부동산 기업 부실을 일부 흡수한 모양새다.
중국 정부의 이런 정책은 부동산 시장이 최악으로 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지만, 부동산 부문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다.

실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개발 투자가 2022년과 2023년 모두 약 10% 감소했다. 이는 부동산 그룹들이 정부의 요구와 경영난으로 부채 감축 우선 노력을 기울인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대출 잔액은 대출 제한이 시행된 2020년 8월 이후 완만하게 하락했음에도, 중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41.8%를 차지했다.

이는 부동산 거품으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혹평을 받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나타난 약 20%의 점유율보다 높은 수치다.

중국은 2010년 이후 10년 동안 부동산 시장에 과도하게 투자해 거품이 발생했다. 부동산 및 기타 비금융 자산은 2019년 말 중국 전체 자산 가운데 39%를 차지했으며, 이는 1989년 말 일본의 41%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전례를 감안할 때, 중국의 부동산 문제 해결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고, 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편, 중국의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경제 상황은 중국의 가계 예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인당 가처분소득은 코로나 이전의 8~10% 증가율보다 낮은 6.3%만 증가했다. 토지 및 기타 부동산의 수입 감소가 가계 소득의 축소로 이어진 것이다. 부동산 시장 정체가 소비 증가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2022년보다 2023년 중국의 소비는 줄었다. 2023년 중국 개인 소비 지출은 6조7910달러로 2022년의 7조55억 달러보다 3.7% 감소했다. 중국 소비자 소비 변화 백서에 따르면, 상당수 소비자가 사치품, 오락 용품, 술·담배 등 비생필품 소비가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 5.3%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8.2%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역대 수치와 비교해 작은 규모로, 중국의 개인 소비 지출은 GDP 대비 비중이 1952년부터 2021년 사이에 평균 49.5%였다.

올해 중국은 미·중 갈등으로 수출이 줄 수 있고, 소비도 부동산 시장의 회복 지연으로 살아나기가 쉽지 않아 전반적으로 회복에 어려움을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