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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차기 EU 집행위원장…‘우파 폰데어라이엔 vs 좌파 슈미트’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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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차기 EU 집행위원장…‘우파 폰데어라이엔 vs 좌파 슈미트’ 대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현 EU 집행위원(왼쪽)과 니콜라스 슈미트 현 EU 일자리 및 사회권리 담당 집행위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현 EU 집행위원(왼쪽)과 니콜라스 슈미트 현 EU 일자리 및 사회권리 담당 집행위원. 사진=로이터

5년 임기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선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럽의회 선거가 오는 6월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현 EU 집행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EU의 행정부 격으로 집행위원장은 다른 나라의 대통령과 비슷한 자리다.

연임 도전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던 폰데어라이엔 13대 EU 집행위원장이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공식적으로 밝혔으나 경쟁 후보가 나왔기 때문에 양자 대결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폰데어라이엔, 첫 EU 집행위원장 연임 도전 사례


3일(이하 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자신이 속한 독일 기독민주당(CDU)이 지난달 19일 베를린에서 개최한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14대 EU 집행위원장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연임 도전이 주목 받는 이유는 지난 2014년 처음 도입된 ‘슈피첸칸디다트(spitzenkandidat·대표 후보)’ 집행위원장 선출제를 통해 EU 집행위원장을 선출한 이래 재선에 도전한 사례는 폰데어라이엔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폰데어라이엔은 이미 지난 2019년 처음으로 EU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됐을 때도 EU 역사상 첫 여성 집행위원장이어서 이목을 끈 바 있다.

EU 집행위원장 선출 방식


폰데어라이엔은 오는 6~7일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에 열리는 중도 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 슈피첸칸디다트 선출 행사에서 EPP의 대표 후보로 확정될 예정이다.

EPP는 유럽의회 내에서 가장 의석이 많은 최대 정치그룹으로, 반대 진영에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유럽사회당(PES)를 두고 있다.

EPP와 PES를 비롯해 유럽의회 내 각 정치그룹의 슈피첸칸디다트로 지명된 정치인 가운데 유럽의회 선거에서 가장 많이 지지를 얻은 정치그룹 소속의 후보가 차기 집행위원장으로 우선 검토된다.

그 이후 이 후보가 EU 정상회의에서 압도적 다수의 지지를 얻으면 유럽의회의 표결을 거쳐 새 집행위원장으로 최종 임명된다.

좌파 진영 대표 후보 ‘슈미트’, 폰데어라이엔에 도전장


최근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EPP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이변이 벌어지지 않는 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재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EU의 중심에 해당하는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유로존 곳곳에서 극우 정당의 저변이 유럽의회 선거를 3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심상치 않게 넓어지고 있는 것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의 경우 지난달 15~16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28~30%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할 걸로 전망됐고, 독일의 경우 역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회 내에서 좌파 진영을 대표하는 PES가 룩셈부르크 출신의 정치인으로 현재 EU 일자리 및 사회권리 담당 집행위원으로 있는 니콜라스 슈미트를 지난 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행사에서 PES의 슈피첸칸디다트로 지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는 흐름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차기 EU 집행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경쟁은 집행위원장과 집행위원 간 경쟁으로 사실상 진행되는 모양새가 갖춰졌다.

이와 관련, 유로뉴스는 “현재로서는 지지도 측면에서 폰데어라이엔의 재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라면서 “그러나 극우 세력의 발호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다가오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얼마나 표출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