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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세계의 공장' 자리 넘본다…中 기업 유치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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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세계의 공장' 자리 넘본다…中 기업 유치가 관건

2016년 뭄바이에서 '메이크 인 인디아'의 발표식에서 연설을 하는 모디 인도 총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6년 뭄바이에서 '메이크 인 인디아'의 발표식에서 연설을 하는 모디 인도 총리. 사진=로이터
신흥국 시장의 중심인 인도가 차세대 ‘세계의 공장’ 타이틀을 얻기 위해 잰걸음을 내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가 제창하는 제조업 육성책 '메이크 인 인디아'를 이루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에게 현지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핵심 분야는 인도가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전자제품 수출이다. 인도는 향후 3년 이내에 전자제품 수출을 3배로 늘려 수출액 3000억 달러를 목표로 수립했다.

그러나 자국 기업은 디스플레이나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는 전문 기술력과 생산력이 부족해 한계에 봉착했다. 이에 해당 분야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중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초기 단계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인도는 최근 스마트폰 제조와 관련된 수입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이에 중국 최대의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샤오미가 인도로 생산기지를 이전했고, 대만 홍하이정밀공업과 페가트론도 인도에서 아이폰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JP모건은 2025년에는 아이폰 4대 중 1대가 인도에서 생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인도 내에서 조달한 부품의 비율을 나타내는 국내 부가가치율은 2016년 6%에 불과하던 것이 2018년에는 17%로 급등했다.

다음 고민은 대부분 스마트폰 조립이나 배터리, 충전기 생산 등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업이 대부분이라는 것에 있다.

인도와 함께 떠오르는 신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의 경우 자국 내 부가가치율은 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리신정밀공업과 경동방과기집단 등의 회사가 높은 부가가치율 생산 투자를 집중된 결과다.
결국 인도의 최종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현재 이상의 고부가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중국 산업체들의 추가 투자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인도와 중국의 정치적 대립이 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것에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리신정밀공업 등 10여 개의 중국 공급업체가 1년여 전 인도 공장 설립에 대한 초기 승인을 받았지만,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이유는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으로 인한 우려로 분석된다.

인도 정부는 현재 국경지대의 평화가 유지되는 한 중국 투자에 규제를 완화한다는 입장이며 일부 스마트폰 부품에 대한 수입관세도 인하했지만, 여전히 관세율은 멕시코나 동남아시아보다 훨씬 높다.

제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인도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고 추가 관세 인하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유력한 방법은 투자 및 전문 기술을 제공받는 대가로 인도가 중국 기업들에게 급성장하고 있는 자국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2032년까지 3배로 성장, 총 900억 달러의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2023년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1000억달러라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그러나 양국의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인도가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지난 1월 인도 상공부 라제쉬 쿠마르 싱 (Mr. Rajesh Kumar Singh) 차관은 중국과의 관계에 "양국이 안고 있던 국경 문제가 안정됐다고 생각한다"라며 "국경을 둘러싼 양국 관계가 안정되면 여러 가지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