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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몬도 美 상무 "한국·대만에 집중된 글로벌 반도체 생산 다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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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몬도 美 상무 "한국·대만에 집중된 글로벌 반도체 생산 다변화해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밝혀, 필리핀 등에 반도체 투자 촉구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12일(현지 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서 글로벌 반도체 생산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12일(현지 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서 글로벌 반도체 생산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AP/연합뉴스
필리핀을 방문 중인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12일(현지 시간) 마닐라에서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국과 중국, 대만에 집중된 반도체 공급망을 세계적으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미국 기업들이 우리의 반도체 공급망이 세계에서 한두 국가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어 “지정학은 잊어버리고, 집중화 측면에서 보라”면서 “달걀을 한 바구니에 모두 담지 말라는 속담이 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그는 “왜 우리가 그 많은 반도체를 한두 개 나라에서만 사야 하느냐”면서 “그것이 바로 우리가 다변화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러몬도 장관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마찬가지로 대만, 중국, 한국에 집중된 반도체와 관련 산업에 대한 동남아 국가들의 투자를 독려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차단하기 위한 기술 통제를 강화하면서 아시아의 몇 개 국가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필리핀이 풍부한 주요 광물을 보유한 국가여서 미국 기업들이 공급망의 유연성을 높이려 한다고 러몬도 장관이 강조했다. 그러나 러몬도 장관은 미국 정부와 기업이 필리핀의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러몬도 장관은 전날 중국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국의 반도체 칩과 제조 장비 등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 범위 확대 조처를 지속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1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를 확대할지 묻는 말에 “우리가 매일 같이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기술이 과거와 달리 급속도로 변하고 있어 우리가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충분히 대응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원)를 직접 지원하고, 세제 혜택 등을 통해 모두 2800억 달러(약 368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반도체 지원 및 과학 법'(칩스법)을 제정했다. 초당적으로 미 의회를 통과한 이 법에 따르면 약 390억 달러가 미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 시설을 신설, 확장, 현대화하는 기업에 제공된다. 나머지 110억 달러는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비로 사용된다. 방위산업 관련 반도체 업체에는 20억 달러가 지원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