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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고점인데 美 슈퍼 부자들 주식 매도...시장 불안 신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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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고점인데 美 슈퍼 부자들 주식 매도...시장 불안 신호일까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주식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전 세계 최고 부자들이 수십 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도하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12일(현지시간) 세계 최고 부자들의 주식 대량 매도는 ‘미스터리’라면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마크 주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및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등의 회사 주식 매각에 주목했다.
신문은 불안정한 글로벌 지정학적 여건과 선거를 앞둔 불확실성 속에 이들이 보유 지분을 “비싸게 팔았다(sell high)”는 진단을 내놨다. “고점에서 주식을 매각하라”는 시장에서 오래된 격언을 따랐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어 이들의 주식 매각이 미국의 대선 이후 다가올 세금 인상에 대한 두려움일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세금 신고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일부는 자산 다각화를 위해 주식을 내다 판 것이 아니냐는 추정도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창업자들의 주식 매도 규모는 총 115억 달러에 달했다. 이들의 매각 당시 해당 회사 주식은 사상 최고치로 거래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재선에 성공할 경우 초 부유층을 위한 세금 인상을 약속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유한 투자자들은 순자산의 25% 미만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아홉 차례에 걸쳐 총 85억 달러(약 11조3000억 원) 상당의 아마존 주식을 매각했다. 이는 당초 연말까지 매각하겠다던 계획을 앞당겨 실행한 것이다.

제이미 다이먼은 2006년 JP모건 CEO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1억5000만 달러 상당의 JP모건 주식을 매각했다.

지난해 10월 다이먼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새로운 전쟁, 높은 수준의 정부 부채와 적자, 높은 인플레이션, 타이트한 노동 시장 등 주요 이슈를 언급하면서 "지금은 수십 년 만에 세계가 본 것 중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도 지난해 4억2800만 달러 상당의 메타 주식을 매각했다. 저커버그는 이어 이달에도 약 1억1500만 달러의 메타 주식을 팔았다.

또한 2월 21~24일 월마트의 창업 가문인 월튼 패밀리는 15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팔았다. 이에 따라 12월 이후 월튼 패밀리가 매각한 월마트 주식은 23억 달러에 달했다.

이들이 주식 매각 대금을 정확히 어디에 쓸지는 현재 불투명하다. 저커버그의 경우 거의 3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알려진 하와이 카우아이섬에 있는 자신의 새로운 거대 복합단지 조성 비용을 주식 매각 대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정도다. 저커버그의 복합단지에는 비밀 지하 벙커와 11개의 트리하우스가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로켓 회사인 블루 오리진(Blue Origin)과 자선 활동을 포함한 다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위해 아마존에서 물러난 베조스의 경우에는 프로젝트들에 자금을 더 투입하고 싶어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