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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리튬 채굴 기업에 약 3조원 파격 대출...국내 생산 확대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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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리튬 채굴 기업에 약 3조원 파격 대출...국내 생산 확대 지원

에너지부, 리튬 아메리카스에 대출, 새커 패스 프로젝트 지원

미국 네바다주의 리튬 채굴 예정지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위성 촬영한 모습이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네바다주의 리튬 채굴 예정지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위성 촬영한 모습이다. 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생산 확대 전략 차원에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의 미국 내 생산 지원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 시간) 미 에너지부가 리튬 채굴 기업인 '리튬 아메리카스(Lithium Americas)'에 22억6000만 달러(약 2조9877억원)를 대출해 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업은 네바다주에 있는 '새커 패스(Thacker Pass)'로 불리는 리튬 광산 개발을 추진 중이다.

리튬 아메리카스는 새커 패스에서 약 4만 톤의 리튬을 채굴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연간 80만 대에 필요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곳에서 리튬 생산은 2027년에 시작되고, 연간 8만 톤까지 생산량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WSJ가 전했다.
WSJ는 “미국 정부가 리튬의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려고 미국 광산 기업에 대규모 대출을 한다”고 전했다. 포드 자동차는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서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을 채굴하려고 미국 정부로부터 92억 달러의 대출 지원을 받았다. 제너럴모터스(GM)도 새커 패스 프로젝트에 6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현재 12개가량의 리튬 채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들은 올해 리튬 공급량 전망치를 연달아 낮췄다. UBS그룹은 리튬 생산량 추정치를 종전보다 33% 낮춰 잡았고, 골드만삭스는 26%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도 중국에서 리튬 재고공급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향후 몇 년간 미국의 칠레산 리튬 수입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이달 초 세계 2위 리튬 생산국인 칠레미국 리튬 생산업체 앨버말의 현지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청정에너지에 대한 수요 증가로 2050년까지 약 3조 달러(약 4008조원)의 글로벌 투자 기회가 창출될 것이고, 미국이 칠레산 리튬 구매를 상당히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국유화한 리튬 채굴업체가 있어 미국이나 유럽연합 국가들에 비해 유리하다. 중국이 전 세계에서 리튬 가공과 정련의 50%를 차지하고,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의 4분 3을 점유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은 '백색 골드(white gold)'로 불린다. 미국에서 19세기에 금광이 발견된 지역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골드러시’처럼 최근에는 백색 골드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생산·정련되는 리튬은 전 세계의 1%가량에 불과하다. 호주·칠레·중국 3국이 세계 리튬 생산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1990년대까지는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었다. 리튬 산업은 미국에서 시작돼 미국이 지난 50여 년 동안 리튬 시장을 장악했었다. 미국의 리튬 매장량은 800만 메트릭 톤으로 세계 5위 안에 든다. 현재 미국에서는 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캘리포니아·아칸소주 등에서 리튬 채굴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