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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中모기지 연체율, 경매 매물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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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中모기지 연체율, 경매 매물 '폭증'

산시성 퉁촨시에서 한 구매자가 아직 완공되지 않은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산시성 퉁촨시에서 한 구매자가 아직 완공되지 않은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부동산 시장과 민간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로이터는 중국에서 부동산 압류와 경매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을 보도했다.

중국 민간 부동산 조사 기관인 중국 지수연구원(China Index Academy)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000채에 불과했던 압류 주택은 2021년 18.6배인 16만8000채까지 늘었고, 2023년 압류된 부동산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38만 9000건에 달했다.

올해 1월에만 5만 건 이상이 압류되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64.4%을 기록했다.

압류물건이 많다 보니 경매도 늘어났다. 지난해 약 9만9000만 건의 압류 부동산이 경매에 부쳐졌고, 매각총액은 1500억 위안이었다. 주거용을 포함한 전체 부동산 경매도 지난해 79만6000건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이는 전년 대비 36.7% 증가한 수치다.

지난 1월 압류돼 경매에 나온 주택 매물도 10만400채로 전년 동기 대비 48.2% 증가했다.

반면 낙찰 건수는 매우 저조했다. 1월 경매 주택 매물 중 낙찰된 주택 숫자는 1만2000채로 전체 매물의 12.63% 수준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8%에 비해 3% 떨어졌다.

압류 증가로 경매 숫자는 늘어났는데, 낙찰보다 유찰이 더 많은 상황이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중국이 주택담보대출 연체와 압류, 경매 증가는 부동산 가격과 소비자 신뢰도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가계 수요를 촉진해 경제 기반을 강화하려는 시진핑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우려한다.

문제는 이런 사이클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압류 전문회사 간부로 재직 중인 두안첸룽(杜涵沆)은 "경매 물건들이 시장에 더 많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의 경매 물건들이 대부분 수년 전 발생한 채무들로 인한 것들이기 때문에 그 증가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경매 주택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신축 주택은 물론 연식이 어느 정도 있는 주택 가격은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자연스럽게 산업 위축으로 이어져 부동산 경기 불황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실제로 이는 데이터로 나오고 있다. 지난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은 기록적인 모기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부문 투자도 9%감소했다.

허컹 전 국가통계국 부국장은 광둥성 둥관에서 개최된 ‘2023 중국 실물경제발전대회’에서 "14억 중국 인구로 다 채울 수 없을 만큼 빈집이 많다"고 토로했다.

푸젠 허난성 지역 변호사는 "코로나 펜데믹 이후 경제 성장 둔화가 가속화되고 불안정한 고용 상태로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분야에서 민간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대출 상환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들도 경매 시장으로 대거 쏟아져나오면 시장이 받는 압박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