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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당국 "슈퍼엔저에 모든 수단 동원해 대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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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당국 "슈퍼엔저에 모든 수단 동원해 대응할 것"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 사진=로이터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한 이후에도 엔저가 이어지며, 일본 금융 당국의 시장 개입이 언제 가시화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151엔 초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19일 일본은행이 마이너스금리를 해제한 이후 149~150엔대를 형성하고 있던 것이 20일 이후 줄곧 151엔대를 올라선 상황이다.

이에 칸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지난 25일 오전 기자들에게 "펀더멘털에 따른 방향이 아니라 투기가 배경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라며 "투기에 의한 과도한 변동은 국민경제에 큰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경하게 말했다.

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환율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수치를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상황보다 과도한 변동인지, 그것이 경제에 얼마나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26일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각료회의 후 "과도한 변동은 기업 활동의 불확실성을 높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정부에서 긴장감을 갖고 시장을 주시하고 있으며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며 연이어 강경하게 발언했다.

그러나 이런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의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25일 오전 칸다 재무관의 발언 이후 외환시장은 약간 엔고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이후 계속해서 151엔대 초반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2022년 10월 엔화 매수 개입이 이루어진 심리적 마지노선 151.90엔대를 향한 엔화 매도 압력이 강해지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금융 당국의 개입이 언제 이루어질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우려 발언이 아닌, 실제 개입 의지를 드러낸 만큼 환율 시장 직접 개입이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24년 만에 엔화 매수에 나섰던 지난 2022년 9월 22일에도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의 완화 발언 이후 스즈키 재무상이 "투기에 의한 과도한 변동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인 뒤 즉각 일본은행의 엔화 매수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후 같은 해 10월 21일에는 엔화가 달러 대비 약 32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자 칸다 재무관이 "모든 조치를 배제하지 않고 필요한 대응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언한 지 일주일 만에 엔화를 매수해, 엔달러 환율을 140대 초반까지 떨어트리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달 21일 실시한 조사에서 일본 금융 당국이 환율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중간값을 155엔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25일부터 26일까지 양일간 일본 금융 당국의 개입 의지가 나온 만큼 보다 이른 시일 내에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 개입으로 인한 엔저 컨트롤이 효과를 거둘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금리 해제와 금리 인상 이후에도 여전히 완화적 금융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을 공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엔 캐리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통화가 나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슈퍼엔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우치 토모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국내로 가져오지 않고 현지에서 재투자하는 만큼 해외 수익이 엔화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엔고 요인이 계속 희석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 당국은 152엔 전후를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미 환율은 당국의 방어선 영역에 들어선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 개입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까지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