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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 붕괴로 美 볼티모어항 폐쇄...물류 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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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 붕괴로 美 볼티모어항 폐쇄...물류 차질 불가피

2024년 3월 26일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충돌한 화물선이 다리 구조물의 일부에 갇혀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3월 26일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충돌한 화물선이 다리 구조물의 일부에 갇혀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의 대형 교량이 26일(현지시각)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붕괴하면서 물류대란 우려를 낳고 있다.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Francis Scott Key Bridge)’의 교각에 대형 화물선 한 대가 충돌한 이번 사고 이후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고를 낸 컨테이너선은 싱가포르 선적의 '달리' 호로 이날 오전 1시께 볼티모어에서 출항했으며 파나마 운하를 경유해 스리랑카 콜롬보로 갈 예정이었다.

이 사고로 볼티모어 항을 오가는 선박 통행이 중단됐고 볼티모어 항구는 폐쇄됐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다리 붕괴로 인해 중부 대서양 지역에서 향후 수 주 또는 수개월 동안 운송 중단이 야기되고 수출입 기업들은 미국 서부 해안으로 화물 이동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디지털 화물 플랫폼 플렉스포트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라이언 피터슨은 “기업들은 이미 동부 해안에서 서부 해안으로 물동량을 이동하기 시작했다”면서 “볼티모어 항구가 폐쇄된다는 것은 동부 해안의 다른 모든 항구에 혼잡과 지연이 초래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우회 물량은 뉴욕/뉴저지와 노퍽 및 남동부 항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볼티모어 항구 안팎에 차량 선적 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는 BMW, 폭스바겐 및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한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미 대체 노선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기업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볼티모어 항구는 특히 자동차와 경트럭, 농장용 차량 및 건설 기계의 수출입 부문에서 미국 최대 항구다. 지난해 메릴랜드 항구로 수입된 차량의 세관 신고액은 225억 달러에 달했다.

DAT 프레이트&애널리틱스의 수석 산업 분석가인 딘 크록은 3월은 “중서부의 파종 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에서 농기구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볼티모어가 목재와 석고와 같은 건축 자재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핵심 항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공급망 위험 평가 회사인 에버스트림 애널리틱스는 볼티모어 항구가 철강, 알루미늄, 설탕과 같은 품목의 중요한 허브로 매주 30~40척의 컨테이너 운송업체가 이곳에 정박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물류 차질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고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베스푸치 마리타임의 라스 젠슨은 “뉴욕/뉴저지 항구 및 버지니아 노퍽 항구에서 평균 물동량이 10% 증가할 것”이라면서 “병목 현상과 비용 상승이 일부 예상되지만 대체로 관리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Y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그레고리 다코는 “거시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광범위한 경제적 영향을 제한적이겠지만, 이는 국가 인프라와 공급망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