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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낙태 전면 금지는 옳지 않아”...무당파 지지 얻기 위해 유연함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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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낙태 전면 금지는 옳지 않아”...무당파 지지 얻기 위해 유연함 과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낙태 문제에 유연함을 드러냈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낙태 문제에 유연함을 드러냈다. 사진=본사 자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미국 전역에서 일률적으로 낙태를 금지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보수적인 공화당의 노선과 상반되는 견해로 오는 11월 대선에서 무당파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동영상에서 “낙태는 각 주가 투표나 주법, 또는 그 양쪽 모두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견해다”라고 말했다.

또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이나 여성의 몸에 위험이 있는 경우는 규제의 예외로 해야 한다는 유연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임신 몇 주까지 낙태를 허용할지는 각 주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기 전에만 해도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 금지를 지지했지만 자신의 견해를 수정했다.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일체의 예외도 인정하지 않는 강경파들은 수정 시점부터 낙태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에게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무작정 낙태를 반대하다가는 여성이나 무당파의 지지를 잃을 위험성이 있다. 지난 2022년 보수 우위 미 연방대법원은 낙태 권리를 인정한 1973년 판단을 뒤집었다.

이후 치러진 2022년 중간선거에서는 낙태 권리를 주장한 민주당이 선전했다. 그 후 지방선거나 보선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잇따랐다. 특히 보수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남부 앨라배마 주의 보선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다.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재대결을 가질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당황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거주하는 주에 관계없이 낙태 권리를 미국 전역에서 보장하는 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라디오 방송 NPR등이 3월말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45세 미만의 유권자 가운데 50%는 전 대통령을, 49%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해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사실상 동률일 정도의 접전 양상을 보였다.

대졸 백인 여성은 63%나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해 35%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조를 이루었다. 낙태 문제가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