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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후플레이션이 직장인들의 필수품이나 다름없는 커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속되는 이상 기후로 세계 각지의 커피 생산량이 급감하고, 그로 인해 가격이 급등하면서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자칫 옛말이 될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 런던국제선물거래소에서 로부스타 커피 원두의 가격은 1톤(t)당 4304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4월 1톤당 2500달러대에서 1년 사이에 무려 70% 이상 상승했다.
세계 1위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은 가뭄 때문에 베트남의 2023∼2024시즌 커피 생산량이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로부스타 원두 가격이 더욱 상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주로 로부스타 원두를 사용하던 저가 커피 브랜드들도 결국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더벤티, 하삼동커피, 더리터 등의 브랜드들이 메뉴에 따라 200원에서 최대 500원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도 조만간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라비카 품종도 지난 4월 1톤당 5000달러를 돌파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상승했다. 아라비카 품종의 최대 산지인 브라질 역시 가뭄과 병충해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뿐만이 아니다. 각종 음식에서 단맛을 내는 필수 재료인 설탕 역시 기후플레이션의 원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태국 사탕수수원당위원회(OCSB)에 따르면 이 기간 태국의 사탕수수 수확량은 이전 2022∼2023년의 9390만 톤보다 1170만 톤(12.5%) 감소한 8220만 톤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과 인도 등 다른 주요 설탕 생산국들 역시 가뭄 등 이상 기후로 사탕수수 생산이 감소하고, 그에 따른 설탕 공급 및 재고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의 선물가격도 지난 4월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급등해 톤당 1만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코코아 가루의 원재료인 카카오의 80%를 생산하는 서아프리카 지역이 엘니뇨에 따른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국제코코아기구(ICO)는 2023∼2024시즌 글로벌 카카오 공급이 11%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피나 설탕, 카카오 등의 가격 상승은 어느덧 1만 원을 넘나드는 점심 식사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장인들의 지갑 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전망이다.
우선 커피만 해도 하루의 시작을 인스턴트 커피나 커피 전문점의 모닝커피 한 잔으로 시작하고, 점심 직후나 오후의 잠깐 휴식 시간에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기호식품 중 하나다.
설탕 역시 각종 음식은 물론, 과자나 빵, 도넛, 케이크 등 커피와 곁들여 즐기는 각종 디저트나 간식들의 핵심 재료다. 달콤한 간식의 대명사인 초콜릿도 사정은 비슷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원재료들의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본격적으로 시장 가격에 반영되는 시기를 7월~8월 전후로 보고 있다.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도 이제 맘 편하게 마시기 어려운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