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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이난 '세계 최대 면세시장'으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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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이난 '세계 최대 면세시장'으로 키운다

2025년까지 매출을 63조5000억원, 2035년까지 자유 무역항 구축 계획

중국 정부가 남부 하이난(海南)성을 세계 최대 면세점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동양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이 섬은 지난 10년 동안 면세품 판매액이 거의 18조9000억원(약 150억 달러)에 이르렀고 쇼핑객 수가 2500만 명을 넘어섰다. 면세점 판매는 하이난 관광 수입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다.
하이난에서 쇼핑을 즐기는 중국 관광객.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하이난에서 쇼핑을 즐기는 중국 관광객.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는 열대 휴양지 하이난을 향후 2년 안에 세계 최대의 면세시장이 되도록 육성할 것이라고 13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 해외 쇼핑을 국내 소비로 전환해 하이난을 두바이·싱가포르와 동등한 자유 무역항으로 건설하려는 계획이라고 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중국인의 해외관광은 1억5460만 건을 기록했고, 이들은 해외여행으로 약 348조5850억원(약 2550억 달러)을 지출하며 관광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해외에서 면세품을 구입하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2019년 해외에서 구입한 면세품은 약 164조400억원(약 12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2023년 4월 기준으로 2019년 수준의 90.8%를 회복했으며, 점차 회복 추세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해외가 아닌 자국 소비로 돌리겠다는 의도다.

매년 5월 열리는 중국 상무부와 하이난성 정부가 공동 주최하는 중국 남부 하이난성의 수도 하이커우에서 열리는 중국 최대 규모의 소비재 전시회인 중국국제소비재박람회(CICPE)에서 글로벌 회계 컨설팅기업인 KPMG의 중국지사인 KPMG China와 영국의 면세 전문 미디어인 무디 데이비드 리포트는 하이난의 역외 면세 부문이 2019년 창립 이래 글로벌 면세 및 여행 소매 분야의 “떠오르는 스타였다”고 밝혔다.

하이난의 성장은 강화된 면세 정책, 해외 쇼핑 감소, 중국 소비자의 억눌린 수요 증가 등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예를 들면, 2020년 7월 강화된 쇼핑 정책은 연간 쇼핑 한도를 1인당 약 635만원(약 4644달러)에서 약 1900만원(약 1만4000달러)로 인상하고, 하이난을 방문한 중국 내국인이 본토로 복귀한 후 180일간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추가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이는 해외 면세사업 규모를 약 6조9000억원(약 50억 달러)으로 끌어올렸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면세 매출을 63조5000억원(약 465억 달러)까지 늘리고 2035년까지 하이난을 자유 무역항으로 완전히 구축할 계획이다. 이러한 성장 전략은 글로벌 면세 시장, 특히 아시아 면세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하이난은 세계 넷째로 큰 면세 시장이지만, 향후 2년 안에 두바이와 싱가포르를 제치고 세계 최대 면세 시장이 되려고 한다. 스태티스타 자료에 따르면, 2022년에 중국면세점그룹(China Duty Free Group)이 매출액 약 10조9000억원(약 79억8609만 달러)으로 세계 최고, 2위는 듀프라이 그룹으로 알려진 스위스 회사가, 3위와 5위는 롯데와 신라가 차지했다.

하이난 방문객 수는 2019년 8300만 명 이상을 보이다가 2020년 코로나 때문에 방문객 수가 6460만 명으로 감소했지만, 계속 회복되고 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지난 노동절 연휴 동안 하이난 여행객은 29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증가했으며, 여행 수입은 약 7742억원(약 5억6635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입국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0년 하이난 해외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127% 증가한 약 6조1822억원(약 45억2252만 달러)을 기록했다.

하이난의 성장은 중국 경제의 힘과 중국 소비자의 증가하는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진다. 하이난이 자유 무역항 지위를 갖게 되면, 외국 기업들의 진출을 쉽게 하고 국제 무역 및 투자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홍콩과 함께 하이난을 세계 최대 무역 중심지로 육성해 경제강국으로 중국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하이난의 성장은 글로벌 면세 시장은 물론 아시아 면세 시장에 다른 국가들의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 특히 한국·일본·태국과 같은 인기 면세 관광지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이난은 더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이들과 경쟁하고 시장점유율을 빼앗으려고 한다.

중국인 고객들이 한국이나 일본 등 면세점 쇼핑에서 하이난으로 이동하게 되면, 한국 면세 시장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특히 고가 제품을 대량 구매하던 중국인 고객들의 이동은 한국 면세 시장의 매출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면세점 산업은 코로나 발생 직전 2019년 24조9000억원이라는 경이로운 매출액을 기록한 후, 국경 통제와 중국 관광객 감소로 매출액과 시장점유율에서 중국에 따라잡히고, 시장 규모도 줄고 있다.

하이난 면세 시장의 성장은 중국에 면세 관련 일자리 증가, 해외 쇼핑 감소, 국내 소비 증가, 글로벌 및 아시아 면세 시장 경쟁 심화와 판도 변화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