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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나무가 LA 대기오염 주범?…여름철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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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나무가 LA 대기오염 주범?…여름철엔 가능하다

美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캠퍼스 연구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통해 연구 결과 발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가로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가로수. 사진=로이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배기가스보다 나무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 대기오염의 더 큰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나무가 대기오염 물질을 정화해준다는 기존 통념을 깨는 것일뿐 아니라 오히려 대기오염의 주요한 원인일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여서 주목된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소속 연구진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작업에서 확인됐다.

◇ UC버클리 연구진 “LA 대기오염 물질 60%, 나무서 나와”

8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주역은 UC버클리 천연자원대학 부설 공공보건대학원 소속의 제니 쉬어스턴 박사후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다.

UC버클리 천연자원대학은 전세계적으로 환경과학 분야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연구팀은 지난달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LA의 대기 상태를 여름철을 기준으로 연구한 결과 LA 전체에 걸쳐 있는 1000만그루 이상의 나무에서 스모그를 형성하는 유해 성분이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스모그란 연기(smoke)와 안개(fog)의 합성어로 공장이나 자동차, 가정의 굴뚝에서 나오는 매연이 안개와 섞여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기존 상식과는 다르게 나무도 스모그를 발생시키는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LA의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유해물질의 약 60%가 이들 나무에서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 대기오염 원인에 관한 기존 상식 뒤집어

이번 연구 결과는 스모그를 비롯한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대기 중에서 질소산화물(NOx)과 함께 광화학반응으로 오존 등 광화학산화제를 생성해 광화학 스모그를 유발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나 벤젠 같은 발암성 화학물질을 지목해온 기존 학설을 깨는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UC버클리 연구진의 이번 연구 결과가 갖는 의미는 나무로부터 배출되는 자연 VOC(NVOC), 즉 피톤치드의 생화학학적 주요 성분으로 식물 정유에 들어있는 테르펜으로 만들어지는 테르페노이드이라는 천연 유기 화합물도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이다.

이 테리페노이드는 주로 나무를 비롯한 고등식물에서 생합성되는 성분으로 나무가 향기 형태로 이를 내뿜어 미생물, 세균 등에 대해 자신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연구팀 “새로운 환경보호정책 마련 필요”


이같은 연구 결과는 LA를 비롯한 미국 서부 지역 곳곳에서 고온건조한 기후 속에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UC버클리 연구팀은 “이들 나무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은 여름철의 극심한 더위를 견디는 방어 기제의 일환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온이 높을수록 이같은 유해물질이 많이 뿜어져 나온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들은 “가로수와 관목을 비롯해 시 전체에 걸쳐 분포돼 있는 나무들의 종류에 관한 전반적인 조사를 벌여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나무와 그렇지 않은 나무를 구별해 관리하는 새로운 환경보호 정책의 수립이 주정부 차원에서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