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분리 심화와 성적 하락, 교사 부족 속 정치권의 침묵, 한국 공교육 시사점 많아”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액시오스는 미국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급격히 하락하고, 인종 간 교육 격차는 더욱 심화하고 있으며, 교사 부족 문제 역시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주요 정당과 대선 후보들은 이 근본적인 교육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공교육의 현주소는 암울하다.
2022년 10월 발표된 시험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의 읽기 점수는 1992년 수준으로 떨어졌고 수학 점수는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8학년 학생들 수학 점수는 모든 인종 및 민족 그룹에서 하락했으며,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팬데믹으로 인한 학교 폐쇄의 영향도 있지만, 그 이전부터 누적돼온 문제들이 표면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인종 분리는 교육 자원의 불균형 분배로 이어져, 유색인종 학생들이 더 적은 자원과 기회를 가진 학교에 다니는 악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교사 부족 문제 또한 심각하다. 일부 주에서는 임시방편으로 자격증이 없는 교사를 고용하기 시작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는 위험한 해결책이라는 비판이다. 플로리다주에서 시도하고 있는 이민자 교사 채용 프로그램과 같은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전국적인 차원의 해결책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2024년 대선에서 이러한 심각한 교육 문제들은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교육부 해체를 주장하고 있고, 해리스 부통령은 학교 총기 사건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다.
어느 쪽도 K-12 공립학교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정치권의 침묵은 미국의 미래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교육은 국가 경쟁력 근간이며, 사회 통합과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교육 위기가 계속된다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은 물론 미국 내 사회 갈등 또한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교육 위기가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 교육의 질 저하는 결국 노동력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와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교육 격차의 심화는 소득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켜 사회적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교육기술(Ed Tech) 분야나 직업교육 관련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이러한 문제는 한국의 공교육에 주는 시사점도 적지 않다. 미국의 사례는 교육의 형평성과 질적 향상이 동시에 추구돼야 함을 보여준다.
한국 역시 지역 간, 계층 간 교육 격차가 존재하며, 이는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
미국의 교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은 한국의 교원 정책에도 참고할 만한 점들이 있다. 결국 교육 문제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미래를 위해 초당적으로 접근해야 할 중요한 과제임을 미국의 사례가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